-‘삐’처리ㆍ입모양 모자이크…지상파 방송까지도 욕설ㆍ비속어 -방송언어 제재 프로그램 90%, 욕설ㆍ비속어 담겨 -전문가, “채널 간 시청률 경쟁 심화…강한 자극위해 사용”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초등학생 아들과 딸이 한 명 씩 있는 직장인 김진수(42) 씨는 최근 아이들과 함께 일요일 저녁 주말 예능을 보다 불편함을 느꼈다. 비프음으로 처리가 되긴 했지만 해당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자가 다른 출연자에게 귓속말로 비속어나 욕설을 하는 모습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 프로그램 곳곳에서 각종 비속어나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외래어가 나왔고, 이것을 강조하듯 ‘(?)’ 표기를 한 채 자막으로 화면상에 그대로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김 씨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과거 3~4년전에 비해 욕설이나 비속어 등을 가감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이런 언어 표현들이 온 가족이 즐겨보는 오락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등에 나오면, 이에 노출된 아이들이 자연스레 따라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출처=JTBC 방송화면 캡쳐]
[출처=JTBC 방송화면 캡쳐]
[출처=JTBC 방송화면 캡쳐]
[출처=JTBC 방송화면 캡쳐] [출처=JTBC 방송화면 캡쳐] [출처=JTBC 방송화면 캡쳐]

제 571돌 한글날을 하루 앞둔 8일 케이블 TV 방송은 물론 지상파 TV 방송의 연예ㆍ오락 프로그램과 드라마 등을 중심으로 욕설과 비속어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과거 인터넷 개인방송 등에서 문제가 됐던 방송 중 욕설이나 비속어, 막말 등이 케이블 채널 등을 넘어 종합편성채널, 지상파 채널까지도 퍼지고 있다는 것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직장인 송모(32) 씨는 “지상파 방송의 경우 과거엔 비현실적이라 느껴질 정도로 비속어나 욕설 사용에 민감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에는 비속어 사용은 기본이고 욕설 등의 단어들도 모자이크나 비프음 처리 만으로 버젓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27ㆍ여) 씨는 “드라마나 교양 프로그램 등에서도 심지어 ‘개새X’, ‘자식’ 등의 비속어는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 있다”며 “방송에서 이처럼 욕설과 비속어가 버젓이 쓰이다보니 일상 생활에서 일반인들이 느끼는 욕설과 비속어에 대한 경각심은 크게 낮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SBS 방송화면 캡쳐]
[출처=SBS 방송화면 캡쳐]
[출처=SBS 방송화면 캡쳐]
[출처=SBS 방송화면 캡쳐] [출처=SBS 방송화면 캡쳐] [출처=SBS 방송화면 캡쳐]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방심위의 최근 ‘방송언어 제재 실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방송언어와 관련해 법정제재나 행정지도를 의결한 125개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90.4%인 113개 프로그램에서 욕설이나 비속어가 담겨 있었다.

상당수 프로그램에서 해당 욕설이나 비속어 부분을 입모양 모자이크나 비프음 등으로 처리하긴 했지만 일부 생방송 보도ㆍ교양 프로그램에선느 전문가라는 출연자가 비속어나 욕설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다른 사람을 비하하거나 차별적으로 발언하는 표현, 폭력적 표현이나 과격한 표현, 과장된 표현, 선정적 표현 등도 여기에 포함됐다.

방심위의 제재를 받은 프로그램은 연예ㆍ오락 부문이 109건으로 대부분(87.2%)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상파를 비롯해 종편, 케이블 등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시청률 경쟁이 심화되고, 보다 자극적인 내용을 찾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다보니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사회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사이다 발언’과 다소 과도한 욕설ㆍ비속어 표현의 중간선상을 걷고 있는 것”이라며 “심의를 위반하지 않는 수준에서 자극성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적절한 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