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계열 사업자 33% 넘지않게” ‘합산규제’ 일몰 내년 6월 성큼 폐지냐 유지냐 놓고 정부 고심 KT vs 反KT, 물밑신경전 치열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계열 사업자의 점유율이 33%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는 ‘합산규제’의 일몰이 내년 6월로 다가왔다. 정부가 내달 합산규제 폐지, 혹은 유지 등과 관련한 정책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인 가운데 이해관계자 간 갈등도 다시 달아올랐다.

관련 업계에서는 점유율 제한에서 벗어나려는 KT그룹(KT+KT스카이라이프)과 이를 저지하려는 KT를 제외한 나머지 IPTV 사업자, 케이블TV 사업자 사이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열린 ‘유료방송 시장 다양성 및 공정경쟁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세미나에서도 합산규제와 관련해 다양한 주장이 맞부딪쳤다.

발제를 맡은 최우정 계명대 교수는 “합산규제는 단순히 독과점 방지를 위한 조항일 뿐만 아니라 특정 기업의 수직적 결합을 통한 여론형성의 독과점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정당성을 가진다”며 합산규제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토론자로 나선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합산규제 일몰은 어느 진영의 편을 드는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선택권 문제와 시장 경쟁제한성 등 두 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산업적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합산규제는 특정계열 유료방송사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5년 논란 끝에 3년 한시제로 도입돼 내년 6월 일몰을 앞두고 있다. 규제의 직접적 대상은 유료방송 시장 1위인 KT다. KT는 작년 하반기 기준 IPTV(올레tv)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을 합쳐 30.18%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KT 진영은 합산규제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세계 시장에서 유례없는 사전규제라는 점을, 반대 진영은 방송의 공정성과 여론독과점 방지 등을 내세우며 또다시 힘겨루기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합산규제가 유료방송 시장의 인수합병(M&A) 시도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에서 일부 사업자의 경우 이해득실을 따지는 눈치다.

또 다른 토론자인 권오상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합산규제의 효과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권 센터장은 “합산규제에 따른 시장변화를 분석해보면 도입 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효과가 없었다, 혹은 도입 당시 이미 시장이 포화된 상태였다는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며 “가입자 증가율도 KT가 현저히 낮은 동시에 가입자 순증규모는 KT가 여전히 가장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애초에 KT가 시내전화부터 시작해 인터넷망에 대한 지배력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근원적 문제를 따지지 않고 단순히 인위적인 점유율만 33%로 조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다”며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부터 전문가로 구성된 합산규제 연구반을 구성한 상태다. 합산규제 연구반은 이달 말까지 활동을 계속한다. 과기정통부는 연구반 활동 결과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합산규제 관련 연구보고서 등을 종합해 연내 합산규제 관련 정책 방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재 정부와 업계 안팎에서는 합산규제를 당초 계획대로 일몰시키는 방안, 유지시키는 방안, 합산규제 자체는 유지하되 점유율 제한을 기존 33%에서 50%로 늘리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합산규제를 둘러싼 논란은 2015년 규제 도입 당시와 각 진영의 논리가 동일하다”며 “규제 도입 3년이 지나도록 유료방송 시장 경쟁상황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