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가게’ 탈피 나선 편의점 업계 -신선식품, 간편식품 강화로 매출구조 다변화 -서비스 확대해 생활밀착형 소비채널로 자리매김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담배는 1989년 국내 편의점이 생긴 이래 30년 가까이 단 한번도 인기품목 1위를 놓친적이 없다. 국내 편의점 매출의 40~45%를 차지하는 담배는 ‘핵심 상품’이자 ‘매출 효자’다. 하지만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하는 편의점 업계로서는 담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매출구조를 탈피하는 것이 숙제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동향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편의점업계 담배 매출 비중은 45.9%다. 2012년 39.1%, 2013년 2014년 모두 39%로 큰 변동이 없었지만 2015년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정부의 담뱃값 인상(2000원)이 오히려 편의점 ‘담배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국내 편의점 업계의 담배 의존도는 일본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3년 일본 편의점의 상품 중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도시락ㆍ우유ㆍ빵 등 간편식품(35%)이었다. 여기에 가공식품(27%)까지 포함하면 식품 매출 비중만 62%다. 담배는 전체 매출의 25%를 차지하지만 식품 매출에 크게 못미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으로 국내 편의점 시장의 잠재력은 크다”면서도 “특정 상품 의존적인 매출 구조는 장기적인 기업 경영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편의점 업계의 장점을 흡수하며 식품 비중을 점차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담뱃가게’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담배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구책을 찾기 시작했다. 신선식품ㆍ간편식품ㆍPB제품 등을 강화해 매출구조 다변화를 모색하고,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해 집객효과를 높이고 있다.

CU는 1인 가구 증가로 근거리 쇼핑이 확산되면서 가정간편식(HMR)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CU에 따르면 2016년 도시락 매출은 2015년 대비 170% 뛰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015년 오픈한 BGF상품연구소는 1인 가구를 겨냥한 도시락ㆍ덮밥류ㆍ샐러드 등 즉석식품류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활밀착형 소비채널로 거듭나기 위해 서비스 상품도 확대하고 있다. 택배 서비스나 공과금 납부 외에도 세탁물ㆍ우편물 대리 수령ㆍ디지털 키오스크 설치 등 부가서비스로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미래 편의점의 핵심 전략 방향을 ‘프레시 푸드 스토어(FFS)’로 정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도시락ㆍ디저트ㆍ커피 등 식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생활 편의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스마트픽’ 서비스를 시행하고 카카오뱅크와 연계한 ATM을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를 통해 잠재 고객을 유치하고 매출 다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GS25도 1~2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도시락ㆍ 김밥ㆍ햄버거ㆍ샌드위치 등 프레시 푸드(FF)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니언즈 우유’ㆍ‘오모리김치찌개라면’ㆍ‘무민 우유’ 등 PB상품은 출시 이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또 GS25는 화장품ㆍ팬시용품ㆍ건강보조식품 등을 위한 전용 매대를 구비해 상품군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업계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담배의 마진율은 9%에 불과한 반면, 가공 및 신선식품의 마진율은 30~50%이기 때문에 담배 판매량 감소에 따른 이익 감소분을 식품 부문의 높은 성장이 상쇄할 것”이라며 “편의점 내 신선식품 성장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향후 매출액이 커질수록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