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기업승계 제도개선’ 건의서

현행법상 가업상속공제를 받으려면 기업을 자녀 1명에게만 물려줘야 한다. 600억원 규모의 기업을 자녀 1인에게 상속하면 39억원의 세금만 내면되지만, 2명에게 절반씩 물려주면 상속세 총액은 약 7배 늘어난 264억원이 된다. 공제를 받으려면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으로 피상속인이 각자의 상속권을 인정받아야 한다. 합의로 인한 공동상속에는 ‘세금폭탄’을, 형제간 법정 다툼에는 ‘세제혜택’을 주는 기형적인 구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같은 가업승계제도의 개정 등을 담은 ‘중소ㆍ중견 기업 가업승계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건의서를 21일 정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현재 가업상속 공제 조건은 상속 전 피상속인이 최소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하고 상속인 1명이 가업의 전부를 상속받아야 한다. 지난 2월 시행령을 개정해 민법상 유류분 반환청구에 의해 다른 상속인이 부득이하게 상속 받는 경우 예외적으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토록 했지만 오히려 원만한 합의에 의한 공동상속을 차별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또 2008년 도입한 ‘가업승계주식에 대한 과세특례 제도’는 가업승계목적의 주식 증여 시 증여재산가액 최대 30억원을 한도로 5억원을 공제한 후 잔액에 대해 10%의 저세율로 과세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7년 째 최대한도가 제자리인 데다가, 경제위기 등으로 상속시점 주식평가액이 증여시점 주식평가액보다 하락한 경우에는 사전증여를 하는 쪽이 오히려 세 부담이 커진다.

대한상의는 “사전증여에 대한 과세특례 한도를 현실에 맞게 확대하고, 증여세 과세특례 적용재산을 상속 시점에 평가할 경우 과세액을 증여시점 평가액과 상속시점 평가액 중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중견기업의 경우 상속세를 최장 15년 간 연부연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매출액 3000억원 미만 기업은 가업상속공제에다 최대 12년간 상속세 분할납부도 가능하지만,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으면 세제 혜택도못 받고, 분할납부도 5년까지만 가능하다.

박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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