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ㆍ배문숙 기자]20대 후반 인구의 급증 등 인구구조 변화와 GM발(發) 경제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자리 확충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자리 예산의 대폭적인 증액과 정책 우선순위에도 불구하고 청년 고용사정이 나아지지 않자 추가적으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키로 하면서 추경 편성 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추경을 편성하면 지난 2015년 이후 4년 연속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며, 특히 정부가 새해 예산을 집행하기 시작한지 1분기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추경을 꺼내드는 것은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만에 처음이 된다. 앞서 정부는 2015년에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 사태와 가뭄 및 민생위기에 대응해 11조6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했으며, 2016년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및 조선업 구조조정 대응을 위해 11조원, 지난해에는 청년일자리 위기에 대응해 11조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정부가 또다시 추경을 검토하는 것은 일자리 창출에 모든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고 있으나 청년층 고용사정이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취업 보릿고개’가 앞으로 3~4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체감 실업률은 22.7%에 달했다. 졸업과 구직이 겹치는 올 봄에는 청년취업 사정이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인 ‘에코붐’ 세대가 20대 후반이 되면서 취업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향후 3~4년 동안 청년 취업난이 지속될 가능성이 많다. 20대 후반 인구는 올해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매년 10만명 안팎의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태양광설비와 세탁기에 이어 철강으로 확산되는 미국의 전방위적 통상압박과 GM의 군산공장 폐쇄 등 대규모 구조조정은 정부가 추경 카드를 꺼내든 직접적인 배경이 되고 있다. 군산공장 폐쇄시 2000여명의 직접 고용인력을 비롯해 부품 및 하청, 관련 업체 등 1만5000명 이상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며, 주력산업의 구조조정이 확대되면 피해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재정, 조세 개편, 금융 등 정부 정책수단 모두 망라해 특단의 대책을 만들고, 필요하면 추경도 배제하지 않겠다”면서 중소기업ㆍ창업ㆍ해외일자리ㆍ신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정부가 추경을 편성할 경우 중소기업 취업 청년과 창업 및 서비스 분야에 대한 지원 확대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헤럴드경제DB]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헤럴드경제DB]

하지만 추경을 둘러싼 논란이 만만치 않아 국회 문턱을 무난히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추경’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또 국민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추경이 국가재정법 상 요건에 부합하는지도 논란거리다. 국가재정법(89조1항)은 국가재정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에 편성한 예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추경에 의존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예산을 편성했으나 신청규모가 목표의 30%를 밑돌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의 목돈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예산 집행실적도 50%를 겨우 넘고 있다.

결국 기존 사업의 효율화와 함께 추경을 통한 청년층 등 일자리 희망을 줄 수 있어야 추경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