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금융안정 과제 수행 가계부채 428조5000억원 급증 경제성장률 3%대회복 성과로 2018년 2월 27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장에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오직 한 사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다. 이 총재의 임기는 다음달 31일 만료된다. 이날 회의는 이 총재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로는 마지막이었다.
회의장에 들어서는 그는 시종일관 차분하게 미소를 띄웠고, 자리에 앉아서는 금통위원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4년 간 그의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책임감을 조만간 내려놓을 수 있어서인지 한결 가벼워진 분위기였다. 하지만 의사봉을 두드리며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이 총재의 표정은 다소 복잡해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의 파고를 지나 초저금리 통화전쟁을 치른 수장(首長)으로서 지난 날들이 느껴지는 듯했다.
이 총재가 취임한 2014년 4월, 그의 앞에 놓인 국내외 경제 현실은 어두웠다. 두 차례의 글로벌 경제위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신흥국발 금융위기 우려까지 고조됐다. 한국 경제는 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한은 총재에게 전통적으로 요구되는 물가 안정 책무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 지원과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과제까지 맡아야 했다. 통화정책으로 잔뼈가 굵은 정통 ‘한은맨’에게 거는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주요국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0%대 초저금리 정책을 펴자 신흥국인 한국으로서는 기준금리의 적정 수준을 유지하면서 성장의 불씨를 지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014년부터 세월호 사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등 매해 대형 위기가 터지면서 금리인하 요구가 거세졌고, 결국 2016년 6월에는 역대 최저인 연 1.25%까지 기준금리를 낮추는 역사적 결정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이 총재가 취임한 이후 가계부채는 브레이크 없는 급증세를 지속했다. 4년 간 무려 428조5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말에는 1450조원마저 돌파했다. 최근 글로벌 통화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가계부채라는 우리 경제의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0%대에 달한다며 가계부채 위험 10개국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30일 금통위에서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올렸다. 금리를 올려도 부채를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가 살아났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2014년 3.3%에서 2015∼2016년 2.8%로 주저앉았던 GDP 성장률은 지난해 3.1%로 올랐다. 올해도 3.0%의 성장률이 전망된다.
그는 지난해부터 유독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 이상 비정상적인 초금리로 경기를 부양하기 어려운 상황, 금리 정상화가 이뤄지면 자칫 경기회복에 부담이 될까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정상화도, 경기회복도 이제 초입이다. 지속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빚만 늘렸다’ ‘그래도 경제를 살렸다’는 견해들이 난무하지만, 이주열 4년의 평가는 역시 뒤로 미뤄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