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일 김 부총리 주재 회의…김현종 본부장 긴급 귀국 미 FTA 관세철폐 대상 제외된 쌀, 모든 국가에 513% 관세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에 예외 없이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한데 이어 또 ‘호혜세(reciprocal tax)를 주장하고 나서자 우리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호혜세 도입은 상대 국가가 미국에 관세를 매기면, 미국도 그만큼의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의미로 보복 관세 성격이 짙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번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개정협상에서 미국이 농축산물 추가 개방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한ㆍ미 FTA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된 쌀의 경우, 모든 국가에 대해 513%의 관세를 매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줄곧 이 관세율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대외통상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트럼프발(發) 통상관련 이슈 영향 점검과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김 부총리는 전날 1ㆍ2차관과 1급 간부 등이 참석한 회의를 열어 최근 미국과의 통상관련 이슈 및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조속히 개최하라고 지시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당초 지난 2일까지 예정된 미국 출장을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산 관세부과 발언이후 오는 9일까지 연장할 방침이었으나 지난 3일 급하게 귀국, 대외통상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다. 김 본부장은 오는 6일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최근 미국 출장에서 개리 콘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 의회 주요 인사 등과 접촉했다”면서 “이 과정속에서 느꼈던 현지 급박한 상황 등을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곧 호혜세(reciprocal tax)를 도입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부과하는 만큼 똑같이 부과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8000억 달러의 무역 적자 상황에서 달리 선택이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우리나라를 호혜세 도입 대상 국가로 지목했다는 점에서 긴박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한ㆍ중ㆍ일 등은 우리 기업들의 상품에 막대한 관세를 물리고 있는데도 미국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한미 FTA에서 농산물은 1531개 품목 중 98%(1502개)를 개방했다. 수치만 보면 개방률이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장벽이 매우 높다. 쌀이 개방 품목에서 제외됐고 콩(식용대두), 감자 등은 수입쿼터가 적용돼 수입량이 제한되고 있다. 포도(여름), 오렌지(겨울) 등은 계절관세를 부과해 한국산 포도 및 귤과의 경쟁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고추, 마늘, 양파 등 민감 품목 118개는 관세가 철폐되기까지 15년 이상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육우)도 올해 관세율이 21.3%이고 2026년이 되면 관세율이 0%가 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미국은 소고기 관세 철폐 일정을 앞당길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8월 열렸던 한미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미국이 우리나라에 농산물 수입 관세를 즉시 철폐해 달라고 요구했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트럼프의 호혜세 발언은 한국에 대해선 대(對)미 무역 흑자가 여전히 많다는 점을 지적함과 함께 향후 한미FTA 재협상에서 농축산물 추가 개방 요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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