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 비피더스균, L-GG, 프로바이오틱스, 발효유, 농후발효유, 1000만마리, 1억마리…’
오늘도 마트 유제품 코너에서 요거트를 들었다 놓기를 십여 분 째. 하영(32)씨는 늘 세일하는 것 아니면 ‘원 플러스 원’만 보다가 며칠 전부터 배아래 묵직한 팽만감을 느낀 이후 ‘이번엔 좀 제대로 된 걸 골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때부터. 도대체 뭐가 좋은 건지 알 수가 없다.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당이 없거나 적은 것만 찾아왔는데, 요거트에도 ‘무(無)설탕’, ‘로우슈거(Low Sugar)’가 수두룩 빽빽이다.
‘저지방으로 골라야 하나… 유산균이 1g당 1000만마리면 충분한 건가…’
언제까지 ‘당’만 따질래? 정부가 ‘설탕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마트와 편의점엔 저당류 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똑똑한 소비자들은 이제 상품 뒷면의 ‘무설탕’, ‘무색소’, ‘무향료’를 따진다. 발효유를 고를 때도 마찬가지다. 14일 마트 내 유제품 코너에서 만난 여성들은 대부분 가격과 당 함량을 따져본다고 했다.
그러나 진짜 장 건강을 위해선 당보다 유산균 종류와 수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발효유에 함유돼 있는 유산균은 발효의 역할만 수행하는 유산균과 체내에서 유익한 역할을 하는 프로바이오틱스로 구분된다. 알려진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가 유산균이기 때문에 혼용해서 쓰지만, 모든 유산균이 곧 프로바이오틱스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식약처에서도 유산균 대신 ‘프로바이오틱스’를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원료로 고시하고 있다.
그래서 프로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하는구나
대부분의 유산균은 위산과 담즙산에 취약해 대부분 장에 도달하는 건 복용량의 20~30%에 불과하다. 따라서 제품 선택 시 얼마나 튼튼한 유산균이 들어 있는가, 즉 ‘프로바이오틱스가 들어 있는가’, 들어있다면 ‘얼마나 들어 있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이마트 발효유 판매량 상위 5개 제품을 살펴봤다.
마시는 타입의 액상 발효유는 판매량 상위 5개 제품에서 모두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확인됐고, 동원의 ‘비피더스’를 제외하고 모든 제품이 1억마리이상/ml의 유산균을 함유한 농후발효유였다.
떠먹는 타입의 호상 발효유는 함유된 유산균 종류나 수의 표기 방식이 제각각이다. 매일유업의 ‘바이오’와 풀무원다논의 ‘액티비아’만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확인할 수 있다. 5개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동원 소와나무의 ’생크림 요거트’는 농후발효유가 아닌 크림발효유다. 일부 제품은 g당 유산균 함유량이 아닌 ‘컵당’으로 표기돼 있기 때문에 무조건 숫자 큰 것만 고르는 것도 안 될 노릇이다.
☞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발효유류는 발효유와 농후발효유, 크림발효유 등으로 구분된다. 일반·크림 발효유는 1g당 1000만마리 이상의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는 반면, 농후발효유는 1g당 1억 이상의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어 같은 양으로 10배 이상의 유산균 섭취가 가능하다.
좋다고 많이 먹으면 ‘부글부글’ 결국 발효유 고를 땐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입증된 유산균을 적정량 함유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관건. 제품 뒷면의 원재료명 및 함량 표시에서 락토바실러스 계열의 카제이, 아시도필루스, 퍼멘텀 등과 비피도박테리움 계열의 비피둠, 락티스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 착하고 몸에 좋은 유산균 제품이 확실하다.
몸에 좋다고 유산균 함유량이 높은 농후발효유를 여러 개 섭취할 경우 하루종일 화장실만 드나들지 모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하루 섭취량을 1~100억CFU(유산균의 양을 표시하는 단위)로 권장하고 있다. 유산균 과다 섭취 땐 가스를 발생시켜 설사를 유발하는 등 장이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으니 늘 적정량을 지킬 것.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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