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서적 많고 가치투자 코너도 한편엔 70석 규모 공연시설 눈길 자전거·남성의류·수입차 매장도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선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들었는데, 완전히 개장한 것을 보니 기대 이상이네요. 칙칙했던 예전 거리의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 같습니다.”

신영증권이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새로운 문화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회사는 1년여에 걸친 사옥 리모델링 공사를 마무리하고 지난 2일 전층을 개방했다. 공사가 마무리된 지난 3월부터 신영증권 별관에 있던 부서들이 본관 건물로 옮겨와 업무를 보고 있지만, 지하 1층, 지상 1~2층에 입주한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것은 2일이 처음이다. 업무를 마친 직원들은 삼삼오오 서점과 상가들을 둘러보며 퇴근길의 여유를 즐겼다.

2일 저녁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신영증권 신사옥을 바라보고 있다.	 최준선 기자/human@
2일 저녁 업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신영증권 신사옥을 바라보고 있다. 최준선 기자/human@

이 회사는 앞서 “신사옥을 여의도 내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힌터라 증권가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 건물은 지난 2016년 말까지만 해도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이 두 건물처럼 나눠 썼던 건물이다. 그러다 대신증권이 명동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건물을 세로로 구분하고 있던 벽을 허물고 새단장에 나섰다. 건물 내 신영증권의 공간이 3배로 늘어나는 만큼 어떤 임차인이 여유 공간을 채울지가 관심이었는데, 회사 측은 이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혀 왔다.

우선 1~2층에 들어선 서점 ‘반디앤루니스’가 사옥의 첫인상을 전했다. IFC몰에 입점한 영풍문고에 이어 여의도 내 두 번째 대형서점으로, 대형서점이 증권사 사옥에 입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점의 ㎡당 임대료가 다른 업종보다 낮아 수익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신영증권 측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을 위해 서점 유치를 고집했다. 서점 내에는 여의도 특성을 고려해 경제, 경영, 투자 관련 도서가 중점적으로 배치됐고, 신영증권이 지향하는 ‘가치투자’ 코너도 마련돼 있었다.

서점 안쪽 공간에 마련된 70석 규모의 공연시설도 눈에 띄었다. 상가 개장일인 2일 점심시간에는 증권가 직원들의 눈길을 끄는 소규모 공연이 진행되기도 했다. 전문 클래식 공연장을 지향하고 있지만, 내부 공간을 변화시킬 경우 재즈 공연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회사 측은 향후 월 2~3회 클래식 및 크로스오버 장르를 위주로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점 외 상가들로부터는 남성 직장인이 많다는 지역 특징을 고려한 흔적이 묻어났다. 수입차 딜러사 KCC오토 영업점을 비롯해 남성의류 편집매장 ‘더 테라스’, 가방 전문점 ‘로터프’ 등이 영업을 시작했다.

이밖에 자유여행 컨설팅 전문 여행사인 ‘투리스타’의 본사가 입주했으며, 안경전문점 ‘블링크’,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을 위한 자전거 매장 ‘위클’ 등이 오픈을 준비 중이다. 박찬일 셰프가 런칭한 ‘광화문 국밥’, 홍대 앞 유명 일본 라멘집인 ‘히카다분코’, 샐러드 및 주스 전문매장 ‘스윗밸런스’, 퓨전한정식 ‘솜씨’ 등 유명 음식점들도 즐비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아케이드형 식당가는 이미 많지만, 지친 금융인들이 활력을 얻어가도록 하자는 콘셉트를 갖고 도전하고 있는 공간은 희소하다”며 “엄선해 유치한 임차사와의 협업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