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차기 DGB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두고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과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이 ‘결승전’에서 맞붙게 됐다. 지난 3일 진행된 1차 면접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6명의 후보 중 이 전 행장과 김 전 사장으로 후보를 압축한 것이다. 오는 10일 최종 후보 1인이 결정되는 가운데 이 전 행장과 DGB생명과의 묘한 인연이 눈길을 끈다.
이 전 행장은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30여년을 농협에 몸 담은 정통 ‘농협맨’이다. 지난 2016년부터는 농협은행장을 지내며 경력의 정점을 찍기도 했다.
최근 DGB금융지주 회장 공모에 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 인수 당시의 인연이다. 이 전 행장은 당시 농협 회장이었던 임종룡 전 금융감독원장 밑에서 지주 부사장을 맡으며 농협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임 전 원장이 눈여겨 봤던 것은 2014년 매물로 나왔던 우리투자증권과 저축은행, 우리아비바생명이었다. 이 전 행장은 임 전 원장 밑에서 우리투자증권 인수 작업을 주도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아비바생명은 다시 DGB금융지주에 매각됐다. 농협생명과 포트폴리오가 겹쳐 큰 시너지 효과가 나기 어렵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우리투자증권은 NH투자증권으로 변신, 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사의 투자증권사 중 손꼽히는 화려한 실적을 내며 부상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3501억원으로 전년 대비 48.3%나 증가했다. 우리아비바생명은 DGB로 옮겨 현 DGB생명이 됐다.
이 전 행장이 DG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으로 뽑힌다면 농협 근무 당시 인수 직후 떠나보내야 했던 우리아비바생명을 다시 만나게 되는 셈이다. 이 전 행장은 2016년 농협은행장으로 취임한 직후 조선, 해운업 부실로부터 시작된 약세를 털어내고 임기 2년안에 농협의 체질을 개선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486.9%나 성장한, 역대 최고 실적이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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