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보수단체의 이른바 ‘태극기집회’에서 반복되는 폭력 행위에 대한 대응책을 두고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회 관리에 나선 경찰관은 물론,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에 대한 욕설과 폭력, 주변 시설물에 대한 파손 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직장인 마모(31)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7시께 친구 김모(31) 씨와 광화문광장을 지나가다가 태극기집회 참가자들과 시비에 휘말렸다.
마 씨는 집회 참가자들이 한 시민과 승강이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말리는 과정에서 되레 “빨갱이냐”라는 폭언을 들었다. 이에 마 씨도 ‘손가락 욕’을 했고, 이 때부터 몸싸움이 시작됐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마 씨 친구 김 씨의 멱살을 잡고 위협했고, 김 씨 멱살을 잡은 중년 여성을 밀친 마 씨를 주변 집회 참가자들이 집단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 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2명은 이모(74ㆍ여) 씨와 김모(70) 씨 부부로 서울역에서 태극기집회를 매주 토요일 열고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하는 대한애국당 계열 시민단체 ‘천만인무죄석방본부’ 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함께 마 씨를 폭행한 것으로 보고 공동폭행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ㆍ김 씨 부부는 마 씨를 때린 적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본다”며 “마 씨도 이 씨를 한 차례 밀친 것으로 조사돼 폭행 혐의 입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극기집회 참가자가 주변 시민과 시비가 붙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수원에서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5살ㆍ3살 난 자녀를 데리고 운전 중이던 20대 남성을 폭행해 가해자 4명이 형사입건되기도 했다.
집회 취재진에게도 욕설을 퍼붓는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집회 관리에 나선 경찰과 마찰을 빚으며 완력까지 쓰는 이들이 목격되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손에 쥐고있는 태극기가 동원되기 일쑤이며 위험한 물건이 등장하기도 한다.
지난 2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열린 태극기집회 참가자가 가스분사기를 경찰관에게 겨눈 적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일일이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태극기집회로 인해 시민뿐 아니라 의경ㆍ기동대 등 경찰관이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거의 매주 발생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삼일절에는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 세워진 촛불 모양 시설물을 넘어뜨리고 불태우는 사건도 발생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세워진 촛불조형물에는 ‘노란 리본’이 가득 붙어있었지만, 시설물이 넘어지고 불에 타는 과정에서 대부분 훼손됐다.
태극기집회를 주도하는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의 욕설도 최근 논란이 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집회에서 조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미친 XX”라고 말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조 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3일에는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형사5부(부장 박철웅)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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