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보궐 치러지지 않으면 한국당 이득…민주당 3석 잃어 - 민주당 “재보궐선거 위해 사직서 처리 별도로라도 해야”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드루킹 특별검사(특검) 도입과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두고 여야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재보궐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러지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재보궐선거가 이뤄지지 않으되면 더불어민주당은 3개 의석을 눈뜨고 잃게 된다.

9일 국회는 의사일정을 합의하지 못한 채 파행 중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조건없는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갔다. 바른미래당도 밤새워 농성했다. 4월에 이어 5월도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 중이다.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국회의원 사직서가 처리되지 않는다. 자연히 재보궐 선거도 치를 수 없다. 손해를 보는 쪽은 여당이다. 사직서가 처리되지 않은 4곳 중 3곳이 더불어민주당 자리이기 때문이다. 원래 민주당 우세인 지역인데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이뤄낸 판문점선언이란 호재까지 겹쳐 ‘무조건 가져온다’는 관측이 높았다.

재보궐 선거는 애초 11곳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다. 양승조, 박남춘, 김경수(이상 민주당), 이철우(한국당) 의원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국회에 사직서를 냈다. 그러나 해당 지역구인 충남 천안병, 인천 남동갑, 경남 김해을, 경북 김천은 국회 파행에 가로막혀 선거를 치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현재 원내 1ㆍ2당인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 의석수 차이는 단 5석이다. 민주당은 121석, 한국당은 116석을 가졌다. 사퇴서 4개가 처리되면 민주당은 118석, 한국당은 115석이 된다. 의석수 차이가 3개로 좁혀진다. 선거를 치르지 않고도 의석 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의석이 사라지면 국회 내 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과반도 확보하지 못한 여당으로서는 타격이 더 크다.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 집권 2년차에 계획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앞서 “지금 국민은 여소야대 때문에 일 못한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시간이 가면 원성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당이 특검 국면에서 강한 제동을 걸 수 있는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원안대로 특검이 받아들여지면 좋고, 재보궐선거가 무산돼도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야권은 14일에 특검과 추경을 동시에 처리하자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특검안이 14일에 통과되면 야권은 남북정상회담에 가려진 드루킹 게이트를 키울 기회가 많아진다.

한 야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는 특검을 해본 적이 많아서 통과만 되면 3일 내에도 실질적인 발족을 시킬 수 있다”며 “가진 제보를 특검에 주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만 거치면 된다”고 설명했다. 14일 통과 이후 지방선거 전까지 드루킹 게이트를 충분히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민주당은 이에 재보궐선거를 위한 사직서 처리만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굳이 14일로 하자는 이유가 사직서 처리와 특검안을 묶어서 관철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재보궐선거는 당연히 해야 하는데, 이를 정파적 이해에 따라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14일 전에 본회의 열어서 의원 사직서 처리하는 것은 전체 틀하고 상관없이 별도로라도 처리해야 한다”며 사직서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의장께서도 재보궐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입장 아니냐”며 “이를 야권에 대한 탄압이라 할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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