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으로 국회 파행이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종료된 4월 임시국회도, 2일부터 열린 5월 임시국회도 파행이다. 그동안 법안 처리건수는 0건. 국회의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 안하는 의원들도 월급은 꼬박꼬박 챙겨가서 수 억원의 혈세는 여지없이 의원들의 통장 속으로 꽂히고 있다.
9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20대 국회 의원이 한해 받는 돈은 1인당 1억3796만원(상여금,수당 포함)으로 한 달치는 1149만원이다. 매달 20일은 국회의원의 월급날로 지난달 20일, 294명의 국회의원들은 법안 처리 한건도 없이 33억7806만원의 ‘혈세’를 챙겼다. 5월 임시국회 역시 정상화는 요원하다. 지난달까지 포함하면 총 39일 동안 40억원이 넘는 혈세가 허비되고 있다.
국회파행이 장기화되고 ‘혈세낭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면서 국회의원 세비를 깎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20대 대한민국 국회 의원 세비 지급을 금지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9일 9시 현재 2만7873명이 동참하고 있으며, ‘무노동 무임금을 국회의원들에게도 적용하라는 청원’도 줄을 잇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비를 반납하겠다는 의원도 등장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전날 여야 원내대표 정례회동에서 “협상 타결이 안 되면 나부터 4월 세비를 반납하고 앞으로 국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스스로 혈세를 반납하는 사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의원 38명은 원구성이 법정기한 보다 이틀 늦어지자 각자 이틀에 해당하는 73만원을 제외한 월급을 받았다. 38명의 세비 2780여만원을 반납했다.
2012년에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원 147명이 국회 늑장개원에 따른 책임을 지고 13억6000만원의 세비를 반납하기도 했다. 반납된 세비는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에 기부됐다.
세비를 반납하라는 소송도 검토됐다. 2012년 국회 개원이 늦어지자 대한변호사협회는 국회의원 전원을 상대로 세비 반환과 함께 국민들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검토한 바 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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