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관심받기’ 즐기는 공통점에 ‘통 큰 담판’ 선호하는 성격도 비슷 뜻밖의 결과물 서프라이즈 전망도

‘세기의 담판’ 북미정상회담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 개최로 확정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질’이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심 받기를 즐기는 것’을 두 인사의 공통점으로 보고,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는 뜻밖의 ‘환상 궁합’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는 아주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할 아주 좋은 기회를 가졌다”며 “우리(미국과 북한)는 새로운 기반 위에서 시작하고 있다. 매우 큰 성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유세 참석차 떠나기 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도 “(회담이) 큰 성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대를 거듭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를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윗.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된다. 우리 두 사람은 그것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6월12일 북미정상회담 유력 개최 장소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호텔 전경.  [AFP연합뉴스·샹그릴라호텔 홈페이지]
10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를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윗.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기대되는 김정은(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개최된다. 우리 두 사람은 그것을 세계 평화를 위한 매우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6월12일 북미정상회담 유력 개최 장소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호텔 전경. [AFP연합뉴스·샹그릴라호텔 홈페이지]

두 인사는 모두 극도의 ‘양기(陽氣)’를 갖춘 남성들로, 지난해까지 서로를 향해 ‘미치광이 노인네’, ‘꼬마 로켓맨’ 등 막말에 가까운 말폭탄을 쏟아낸 사이다.

다만 양측의 궁합이 ‘뜻밖에’ 절묘하게 맞아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단 북미정상회담의 구체 일정과 장소가 확정됐다는 것은 두 정상이 벌인 물밑 교섭에서 양측이 모두 ‘내가 이겼다’는 생각이 들만큼 만족할만한 수준의 합의점에 이르렀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은 승부사 스타일이 뚜렷하다.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대통령직 수행도 ‘승부사적 베팅’의 연속이었다. 김 위원장 역시 승부사 기질이 다분하다. 북한의 국가적 명운을 걸고 북핵 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단행했고, 이후 남북정상회담에선 군사분계선(MDL)에서 문 대통령에게 ‘깜짝 월경’을 제안할만큼 임기응변에 강했다.

올해 초까지 ‘핵 버튼 설전’을 주고받으면서 한반도를 벼랑 끝 위기를 몰고 가다가, 불과 두 달 만에 급작스러운 정상회담 모드에 돌아선 것도 이런 기질적 교집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 큰 담판’을 두 정상 모두 선호한다는 점은 승부사적 기질에서 파생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아무도 내가 무얼 하려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면담에 대해 “훌륭한 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재벌 출신에서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로 단번에 뛰어오른 인사다. 확고한 자신만의 세계관이 투철하며 ‘주변 조언’은 나를 망치는 길이라 믿는다. 또 백인우월주의와 여성비하 발언으로 여러번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그는 ‘관심 받기’즐기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비해 김 위원장은 20대의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됐다. 아버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지도자 수업’을 받았지만 20대 청년이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는 것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 대한 기질에 대한 평가도 극과 극으로 갈린다.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고 형인 김정남을 살해하는 장면에선 포악한 지도자였지만, 지난달 있었던 남북정상회담 당시 보인 김 위원장은 예의바르고 공손한 청년이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의견이 갈린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끝까지 속내를 보이지 않고 판을 흔드는 행동을 할 것이고, 이에 비해 김정은은 솔직하다. 말한대로 그대로 원칙대로 가고 있다”며 “미국은 김정은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고, 북한은 트럼프의 속내가 뭔지를 모르고 회담장에 들어가는 상황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엽 교수는 “두사람은 국제사회가 다 지켜보니까 나름대로의 궁합을 보여주고 서프라이즈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간 신뢰는 이미 형성됐다. 서로를 향한 신뢰가 없었다면 정상회담 성사 자체가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홍석희ㆍ문재연 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