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낼 회담” 박수치며 환호 상상도 못했던 일 연신 감탄사도 “한국관심 뜨겁다” 외국관광객 놀라 “지난주 한국에 왔는데, 온 나라가 북미 정상회담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국에도 무척 중요한 일이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저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관광차 한국을 찾았다는 이안 우즈(47) 씨는 12일 오전 일찍 서울역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북미 정상회담 뉴스에 눈을 떼지 못했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소식을 접했지만, 화면에 나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외출 모습을 보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김정은이 밤늦게 싱가포르 거리를 편하게 구경하는 모습이 놀랍다”며 “다른 독재자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몇 시간 앞둔 1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는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기다리는 시민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아침 일찍 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TV 앞으로 모인 시민들과 취재를 위해 모인 내ㆍ외신 기자들로 대합실은 붐볐다. 일부 시민들은 TV를 지켜보다 외신 기자의 질문에 이어지자 아예 자리에서 나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북미 정상의 악수.’ 12일 오전 ‘세기의 만남’에 시민들의 시선이 쏠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TV로 시청하고 있는 모습. 정희조 기자/checho@
‘북미 정상의 악수.’ 12일 오전 ‘세기의 만남’에 시민들의 시선이 쏠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을 TV로 시청하고 있는 모습. 정희조 기자/checho@

오전 9시15분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TV를 통해 전달되자 TV 앞에 앉아 있던 시민들도 덩달아 긴장했다. 직장인 권정호(41) 씨는 “회담이 취소된다거나 미뤄진다는 얘기가 반복돼 걱정했었는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장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나오니 정말 회담이 성사된다는 실감이 난다”며 “정말 모두의 기대대로 종전선언이라도 나오는 것이 아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회담 시작을 30여분 앞두고 양측 정상이 모두 회담장 인근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20년을 육군 부사관으로 복무했었다는 석진호(61) 씨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이뤄지고 있다”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석 씨는 “예전에는 북한과 전쟁을 하겠다는 미국 대통령만 봤는데, 이제는 전쟁을 끝낼 회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며 “대합실에 모인 외신 기자들을 보면서 어떤 합의가 나올까 더 궁금해졌다”고 덧붙였다.

회담 예정 시간을 3분여 넘기면서 대합실에는 긴장 분위기도 잠시 조성됐다. 그러나 성조기와 인공기가 겹쳐진 배경을 뒤로 양 정상이 한 화면 속에 나타나자 대합실에서는 탄성이 나왔다. TV 앞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던 한 시민은 엄지를 치켜들며 “두 정상 최고다”라며 감탄하기도 했다. 두 정상이 악수를 나누는 순간에는 시민들도 손뼉을 쳤다.

이날 서울역 대합실에 모여 회담 성사를 확인한 100여명의 시민들은 양 정상의 모두발언이 끝나고도 자리를 지키며 “역사적인 순간이 왔다”고 환호했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대합실에 모인 시민들을 자신의 SNS에 생중계하며 “한국의 관심이 이렇게 뜨겁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위대한 회담이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발언 내용을 끝으로 두 정상의 모습이 사라졌지만, 대합실에 남은 시민들도 TV 앞을 떠나지 못한 채 TV 화면을 응시했다. 직장인 서준오(31) 씨는 “출장 때문에 서울역에 왔다가 정상회담 내용을 보느라 기차 시간이 아슬아슬하다”며 “자세한 회담 결과는 나중에 나오겠지만, ‘위대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큰 기대를 건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