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6.9%(8월 4일 기준)
고승희= 나도 고민 많은데…★★☆
정진영= 정말 고민 해결을 위해 나온 것인지 의심스러운 자극적인 소재들 ★★
▶ 월요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6.9%(8월 4일 기준)
고승희= 가족 등장, 개인기 열전…게스트는 달라도 구성은 같더라 ★★☆
정진영= 프로그램의 콘셉트가 힐링이었다는 사실을 가끔 잊어버리게 된다 ★★★
▶ 화요일 SBS ‘매직아이’ 4.4% (8월 5일 기준)
고승희= 참 말 많다…기억에 남는 건 ‘오일풀링’ 뿐인데 ☆
정진영= 어차피 마찬가지 시청률…‘심장이 뛴다’를 되돌려주면 안 되겠니? ★☆
▶ 수요일 SBS ‘도시의 법칙 인 뉴욕’ 2.8%(7월23일 기준)
고승희= 자세히 보면 공 들인 예능. 하지만 누가 나와도 무관했을 뉴욕 생활 ★★★
정진영= 볼거리는 많은데 도대체 무엇이 새로운 것인지 모르겠다 ★★
▶ 목요일 MBC ‘별바라기’ 3.8%(7월31일 기준)
고승희= 그 스타의 팬이 아니라서? 재미도 감동도 없다 ★
정진영= 일부 세대의 스타를 전 세대의 스타인 것처럼 포장하면 곤란 ★☆
▶ 금요일 MBC ‘7인의 식객’ 3.6%(8월1일 기준)
고승희= 먹방+여행, ‘정글의 법칙’ 아류가 ‘정글’을 넘기엔… ★
정진영= 다른 프로그램보다 신선하긴 한데…재미는 그다지 ★★☆
<평일 심야예능 최저 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ㆍ전국 기준>
지난해부터 지상파 방송3사 예능국엔 비상이 걸렸다. 평일밤 11시 매일 두 편 이상씩 방영됐던 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반토막이 났다. 요즘 지상파의 심야 예능프로그램을 두고 ‘뭘 해도 안 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괜한 소리는 아니다.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금요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SBS ‘정글의 법칙’이 유일하다. 새로운 시도를 한다지만, 최근 몇 달 사이 방영된 신작 예능 프로그램들은 평균 3%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시청률 성적표가 저조하자 기대치도 낮아졌다. 방송3사 예능국 관계자들의 시청률 목표치는 고작 5%대다. 케이블과 종편 채널이 설정한 목표 시청률과 같다.
지상파 방송사 예능국의 한 책임프로듀서는 “다매체ㆍ대채널 시대가 됐다지만, 지상파 심야예능 프로그램의 시청률 하락은 이해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 한탄했다. 심지어 “밤 11시대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단체로 어딘가로 사라진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마저 했다. 새 예능 프로그램 KBS2 ‘나는 남자다’의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예능은 두 자릿수 시청률이 나오는 게 힘들어졌다. 시청률은 매우 중요한데, 미디어 환경이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다”는 유재석의 이야기에선 국민MC의 위기감마저 느껴진다.
현재의 상황을 놓고 보면 지상파 예능의 하향 평준화라 해도 무리는 아니다. 지상파 예능의 위기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대중문화평론가들은 지상파 예능의 위기를 ‘토크쇼의 몰락’에서 먼저 짚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상파 예능의 가장 큰 문제는 트렌드와 매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며 “가장 큰 원인은 토크쇼다. 기존에 인기를 모았던 토크 프로그램을 고집하며 스타 MC를 전면에 내세운 예능이 여전히 주류를 이룬다. 토크를 하더라도 새로움을 시도했어야 하지만,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채 그 자리를 종편과 케이블에 내줬다”고 설명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를 다룬 토크쇼 위주의 예능 프로그램에 시청자가 싫증을 느낄 때쯤 종편을 통해 다양한 타깃 토크쇼가 등장했다”며 “시청자들은 이제 두서없이 흐르는 사생활 토크를 보는 것이 아니라 취향별로 토크쇼를 골라보게 됐다. 토크쇼의 세분화 전략에 지상파 예능이 밀려난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2012년 7월23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의 방문으로 역대 최고 시청률인 18%를 기록했던 1인 토크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현재 평균 6%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 들어 최저 시청률은 3.7%(6월30일 방송분)였다.
그럼에도 토크를 기반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은 끈질기게 등장하고 있다. 이효리 문소리 홍진경이 주축이 된 여자 토크쇼 SBS ‘매직아이’와 오는 8일 첫 방송을 앞둔 유재석이 중심이 된 남자토크쇼 KBS2 ‘나는 남자다’가 그렇다. 팬과 스타와 만난 강호동의 ‘별바라기’(MBC)도 근간은 토크에서 시작되며, ‘해피투게더3’(KBS2)는 연예인 토크, ‘안녕하세요’(KBS2)는 시청자 고민 토크, ‘가족의 품격-풀하우스’(KBS2)는 가족을 주제로 한 연예인 집단토크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11시대에 방영하는 예능 프로그램 중 토크에서 벗어난 것은 SBS ‘도시의 법칙’과 KBS2 ‘우리동네 예체능’뿐이다.
문제는 토크 프로그램은 지상파가 공략해야 할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이다. 케이블과 종편을 따라간 타깃 지향 토크물은 소위 ‘대박시청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선 지상파 예능국의 고민까지 비친다. 한 방송사 예능국의 고위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다양성을 요구하는 때다. 지상파는 전 세대를 수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특정 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려운게 사실인데 타깃 시청층이 정해진 케이블과 종편의 전략이 최근 유효하다는 점이 증명됐다”며 “대다수 시청자를 아우르기 어려운 현재의 시청환경에서 지상파도 새로운 전략을 찾아야 한다. 지상파가 케이블, 종편을 따라간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현재는 포맷과 소재에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즌제 예능의 등장은 그 시도의 하나다. 한 번 방송을 시작하면 수개월 지속했던 것과 달리 최근 지상파에선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확장한 형태의 시즌제 예능을 선보이고 있다. 시청률로 좌우되는 방송사의 최대 수익인 광고 손실을 막는 방안이기도 하다. SBS는 수요일밤 11시대에 8~12부작 분량의 시즌제 예능 프로그램 존으로 설정했다. 현재 방영 중인 ‘도시의 법칙 인 뉴욕’의 종영 이후엔 김병만의 집짓기 예능 ‘에코빌리지-즐거운가’와 일반인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다룬 ‘달콤한 나의 도시’를 놓고 편성을 고민 중이다. KBS도 유재석의 ‘나는 남자다’를 20부작으로 방송한 뒤 시즌2를 계획하고 있다.
물론 콘텐츠의 참신함에 있어선 지상파 예능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기존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역시 케이블 채널과 비교해 ‘아류 논란’이 잦았다. 타방송과의 변별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 해도 기존의 것을 되풀이한다는 인상이 짙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다.
정덕현 평론가는 “케이블과 종편은 틈새시장을 노리는 예능이 주류를 이룬다. 지상파가 이 시장을 노려봐야 시청률은 3~5% 사이에 머문다. 타깃 지향으로 가느냐, 보편적인 시청자를 확보하느냐의 사이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딜레마가 생긴다”며 “과거 지상파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블록버스터급 예능을 만들었던 것처럼 현재의 트렌드에 맞춰 대국민 리얼리티쇼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시도하며 큰 틀을 새롭게 잡아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승희ㆍ정진영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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