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간 유지해온 ‘전속고발권’ 폐지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개정안’ 발표

“재벌개혁을 위해서는 모든 문제를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으로 해결해야 된다라고 하는 기존의 인식에서부터 탈피해야 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거래법이 만들어진 이래 38년간 유지해 온 ‘전속고발권’이라는 공정위 고유권한까지 내려놓으면서 점진적이고 지속가능한 재벌개혁을 선택했다.

공정위는 26일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을 통해 과거 공정위가 사실상 외면하고 있던 재벌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취임 전부터 ‘재벌 저승사자’로 재계의 공포의 대상이 됐던 김 위원장의 재벌개혁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으로 “공정거래법 집행에 ‘경쟁원리’를 도입한다”는 원칙이 우선 꼽힌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공정거래법 사건과 관련 가격ㆍ입찰ㆍ시장분할 등 경성담합의 경우 누구나 검찰에 고발할 수 있게된 점이 포인트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 “공정위에 1년 동안 약 4000건의 신고사건과 5만건의 민원이 접수되는데, 이같은 사건처리 부담은 전 세계 어느 경쟁당국에도 없다”며 “문제를 보다 신속하고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그 속에서 공정위가 정말로 집중해서 다뤄야 할 중요한 사건들에 그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전속고발권 폐지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마디로 ‘만기친람’식 시장질서 확립보다는 공정거래법 집행의 효율성과 집중도를 높이는 방안을 최우선에 놓고 재벌개혁을 점진적으로 이뤄가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강하게 담겼다는 게 안팎의 해석이다.

정부당국의 한 관계자는 “재벌개혁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는 취임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취임 첫해 집중했던 갑을관계 4대 개혁이 어느 정도 본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하에 남은 임기 중에는 불가역적인 재벌개혁에 집중할 걸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개정안이 시장에 가져올 후폭풍에 대해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재제를 위해 규제 대상 기업을 대폭 늘리고, 담합 과징금을 2배나 상향한 것은 기업의 경영환경에 날벼락과 다름없다는 재계의 하소연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 담합 사건의 경우 검찰이 누구에게나 고발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경영활동의 경직적인 법적 잣대를 들이댈 수 있도록 한 점도 경영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기업측의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거라고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기존의 내부거래의 어떤 규모나 비중에 대한 세이프티 존은 그대로 유지가 될 것이고, 더 나아가서 효율성, 긴급성, 보완성이라는 예외인정 사유도 유지가 된다”며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무게를 뒀다.

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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