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최저임금법 개정땐 재심의 가능 주52시간제 연말까지 계도기간 늘릴수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사실상 좌초되면서 이를 떠받치는 두 축인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2대 핵심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최근 최악의 ‘고용참사’가 빚어지면서 일자리 감소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추가 보완조치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5인미만 사업장에 현재 13만원 수준인 일자리안정 자금을 더 높여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보완책을 내놓은 바 있다.
내년 최저임금은 10.9%로 인상된 시간급 기준 8350원(월급 기준 174만 5150원)으로 2년 연속 두자릿수로 인상됐다. 이에 경총과 중기중앙회는 강력 반발해 이의를 제기하며 재심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상공인들은 사업규모별 차등적용을 요구하며 ‘불복종 투쟁’을 벌이고 있다. 추가 보완책으로는 법 개정이 필요없는 업종별 구분적용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보수진영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재심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어 성사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지난 3일 고용노동부 장관이 확정고시해 법적으로 이미 완결된 상태다. 때문에 현재로선 재심의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사태가 워낙 엄중한 만큼 예외적인 상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자리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엄혹한 국면이 심화할 경우 국민적 합의를 거쳐 최저임금 고시의 법적 근거가 되는 최저임금법을 개정해 ‘고시확정 후에도 특정한 상황이 닥칠 경우 재심의 할 수 있다’고 길을 터 놓으면 내년도 최저임금 재심의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얽매이지 않아야 하고, 여ㆍ야 진보ㆍ보수진영 구분없이 모두 국민적 합의를 토대로 최저임금법 개정을 추진해 국회에서 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해결해내야 한다.
주 52시간 노동시간단축은 올해 말까지인 계도기간을 더 늘려 시행을 늦추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상시노동사 3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올해 말까지 주 52시간제 위반 시에도 최장 6개월의 ‘시정기간’을 주는 유예기간을 부여했다. 기업에 주 52시간제 도입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한 조치다. 주 52시간제 도입 준비에 어려움을 겪어온 중소·중견기업 사업주들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사법처리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경총은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되면 기업추가 부담액이 7조5909억원 늘어나고, 한국경제연구원은 12조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바 있다.
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을 개정할 경우 주52시간제 시행 자체를 유보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 ‘삶과 일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세태를 감안할 때 근로시간단축 연기 공론화 과정은 쉽지않아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그간 최저임금이 확정고시된 이후 재심의 하는 경우는 전례가 없어 내년 최저임금을 재심의하는 것은 현재 있는 수단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며 “내년이후 최저임금 인상폭을 줄여 속도조절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회에서 최저임금법을 개정해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을 유보하고 재심의하는 경우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김대우 기자/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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