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신용대출·지방行 택해야 “결혼·출산 말라는 뜻“ 비판도 당국 “투기근절 우선…불가피”

금융위원회가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 보증을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으로 제한하면 소득상위 가구의 30%가 전세대출 시장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의 26%가 부적격이 된다. 정부는 일부 실수요자 피해는 예상하지만, 이 보다 투기근절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소득 상위 30%인 8분위(월평균 588만2435원) 가구부터 연소득이 7000만원을 초과한다. 신혼부부의 경우에도 맞벌이가 늘어나면서 부부합산 연소득이 8500만원 이상인 가구가 26%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10월부터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 보증을 받는 전세자금대출의 자격요건을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는 8500만원) 및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로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 방침대로면 상위 30% 가구는 무주택 또는 1주택자여도 전세대출을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은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담보’로 잡아 제공한다. 현재 주금공 비중은 50% 정도지만, 당국이 나머지 기관의 보증요건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사실상 모든 전세자금대출이 ‘7000만원룰’에 걸릴 공산이 크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보증을 끼지 않은 자체 전세대출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 당국도 이를 알지만 정책의 우선 순위가 고소득자가 전세자금보증을 이용해 ‘갭투자’ 등 투기에 나서는 상황을 막는 데 있는 만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에게 자체상품을 늘려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결국 소득 요건에 걸린 이들은 월세로 살거나, 높은 이자를 주고 신용대출로 전세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신용대출은 전세대출에 비해 금리가 2∼3% 높고, 1억원 넘게 빌리기도 어렵다.

일부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차라리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소득요건에 걸리면 높은 이자를 내고 신용대출을 쓰던지, 서울 밖이나 수도권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규ㆍ강승연 기자/spa@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