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공매도 거래량, 지난달 평균 2% →최근 2주 평균 30% -주식스왑 공시 후 공매도 급증…‘주가 낮을수록 대주주에 유리’? -“주식스왑과 공매도 연결시킬 근거는 없어”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지주사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HDC의 유상증자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2주간의 공매도 거래량은 지난달 평균치의 10배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반면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는 최근 HDC에 대한 매수 주문을 쏟아내는 등 기관과 대척점에 서있다.
HDC그룹 대주주 입장에서는 HDC 주가가 싸질수록 이득이라는 배경분석과, 지주회사-사업회사 체계가 완성됨으로써 생기는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 가운데서 개인투자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집계일(22일) 기준 HDC의 공매도 잔고는 비중은 2.5%로, 지난 6월 12일 인적분할 재상장한 이래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12일 인적분할 재상장 이후 지난달 말까지 이 비중이 평균 0.3% 수준에 머물던 것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흐름이다. 전체 거래 중 공매도를 통한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달 평균 2.2%에서 최근 2주간 29.5% 수준으로 급증했다. 공매도란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남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사서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31일 HDC 그룹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식교환(주식스왑)을 통한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공시한 이후부터다. 이번 유상증자는 HDC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주들로부터 주식 현물출자 신청을 받고, 현물출자를 한 주주들에게 HDC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HDC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행위제한 요건인 ‘지주회사의 상장자회사 지분 20% 이상 취득’ 요건을 만족하기 위한 차원이다. 앞서 옛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5월 옛 현대산업개발은 기존 존속법인을 지주회사(HDC 주식회사)로, 분할법인은 사업회사(HDC현대산업개발)로 신설하는 인적분할을 진행하기도 했다. 인적분할에 따라 지주회사인 HDC는 기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비율(7.03%)만큼 사업회사 HDC산업개발에 대한 의결권이 있는 신주를 갖게 됐는데, 이번 주식스왑을 통해 정몽규 회장이 사업회사 지분(13.6%)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게 되면 사업회사의 대한 지주회사의 지분은 20%를 웃돌게 된다.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주식교환비율이다. 현물출자에 참여한 HDC산업개발 주주가 어느 수준의 교환비율로 HDC 신주를 배정받을 것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는 주주가 현물출자할 HDC산업개발의 주식수(A)를 이미 결정된 HDC현대산업개발 공개매수가격 (5만8672원, B)과 곱한 뒤, 이를 이달 23~27일 3거래일간의 평균 주가(거래량 기준 가중산술평균, C)으로 나눠 산출한다. 핵심은 정 회장을 비롯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식을 HDC에 출자하는 주주들 입장에서는 23~27일 HDC의 주가가 낮을수록 더 많은 HDC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HDC를 향한 공매도가 급증하는 것을 두고 일부 주식투자 게시판에서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트리기 위해 특정 세력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심과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특이점은 HDC에 대한 공매도를 국내 기관투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한편, 외국인은 연일 ‘사자’를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유상증자 결정이 공시된 이후 국내 기관은 337억원어치 HDC 주식을 팔아치운 한편, 외국인은 311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5거래일 누적 기준 매수 주문을 가장 많이 낸 창구에는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 등이 이름을 올렸고, 주가가 8% 이상 급등한 지난 24일에는 메릴린치 창구가 매수세를 주도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공매도 급증의 배경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으면서도, 유상증자 이후의 주가 흐름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룹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아이파크몰, 지난해 흑자전환와 최근 중국 측의 한한령 해제로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HDC신라면세점 등 저평가되고 있는 자산이 풍부하다는 평가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HDC의 주가 하락이 대주주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실제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그렇게 결론 내릴 어떠한 근거도 없다”며 “사업 가치만 두고 평가하자면, 면세점과 아이파크몰, 상장을 앞두고 있는 아이서비스 등 HDC가 갖고있는 숨겨진 가치가 현물출자 마무리 이후 빠르게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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