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당시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통해 국내 금융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차별화된 전문서비스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특화된 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찰스 슈왑’은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이용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개인의 금융특성에 최적화된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보다 20여년 앞선 일본의 경우, ‘라쿠텐은행’은 온라인 오픈마켓시장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종 업종간 융합을 통해 전통적 금융회사가 제공할 수 없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기존의 금융회사와 경쟁 관계 보다는 핀테크 등 기술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오픈플랫폼’을 구축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는 협업 기반을 마련해야만 한다.

미국이나 일본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범 이후 최소 5에서 10년이 지난 시점부터 성장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국내의 경우 불과 1년여 만에 성장이 멈춘 점은 고민해볼 문제다. 대출 중심의 단순한 사업모델, 자본제약에 따른 대출 중단, ‘고신용 저금리대출’시장 집중에 따른 확산성 부재, 수익성 악화 등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에는 소비자들에게 호기심과 금융 편리성이 부각되었지만, 시중은행들이 제공하는 인터넷뱅킹 서비스와의 차별성이 희미해짐에 따라, 소비자들이 굳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해야 하는 유인도 크지 않다.

영업 측면에서도 도입 취지와는 달리 제1 금융권과 금리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리단층이 존재하는 중금리대출이나 다양한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보다 고신용자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혁신성과 전문성 측면에서 높이 평가하기 어렵다.

최근 정부는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혁파가 필요하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을 은산분리의 예외로 하는 입법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논쟁이 치열하다. 지지부진한 금융 혁신을 촉진하고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는 불분명한 반면, 대주주 사금고화나 가계 건전성 악화 등 예상할 수 있는 위험은 상존한다는 주장이 상당하다.

은산분리 완화로 자본 확충이 가능해지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출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혁신이 수반되어야 한다. 고신용자, 대기업 중심 영업, 담보 중심 대출 관행 등 기존 금융회사의 영업행태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은산분리 완화는 정책시행 여부보다 인터넷전문은행 본연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지분보유 규제 완화에 따른 대주주와의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해 신용거래 규제는 엄격히 관리하고, 대주주의 적격성 심사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 대신 건전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집단적 지분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은 검토해 볼만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혁신기술을 이용해 수수료 인하, 중금리대출 확대, 세분화된 고객 전략 등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기존 은행과 달리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DNA를 지닌 ‘새로운 은행’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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