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 유용여부 점검 의무 여신심사 결과도 당국 보고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9ㆍ13 대책으로 투기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방지하는 은행의 책임이 확대될 전망이다. 은행들이 부득이한 사유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유주택자에 대한 심사ㆍ승인 결과를 당국에 보고할 의무를 지게 되면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앞으로 1주택자가 부득이한 사유로 규제지역 내 실수요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하는 경우 은행들은 여신심사위원회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주기적으로 감독당국에 처리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1ㆍ2주택자가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도 여심위가 승인하고 결과를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은행의 여심위는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처럼 본점 차원의 검토가 필요한 큰 액수의 대출에 대해 구성됐다. 앞으로는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이 투기 목적으로 유용되지 않도록 걸러내는 역할도 담당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위원회 승인결과에 대해서는 당국에서 존중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정부의 은행 가계대출 규제는 큰 틀에서 대출총량 증가율을 7∼8% 수준인 목표 이하로 관리하는 방식이었다. 은행들도 이에 따른 목표치를 설정하고 보고하면 됐다. 이번 규제안은 한 발 더 나아가 은행들의 관리의무를 한층 강화했다. 사실상 당국이 은행 유주택자 대출에 대해 건별로 승인근거를 구체적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됨으로써 책을 잡히지 않으려는 은행들의 심사 강화가 불가피해졌다. 전산시스템을 확충하거나 전문심사역 인력을 늘려야 할 가능성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여심위 대출승인 내역을 당국에 보고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면서 “대출심사를 더욱 꼼꼼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 대출의 용도외 유용 점검의 경우, 지난달에 이미 동일한 내용의 ‘자금용도외 유용 사후점검기준’이 마련돼 시행 중이다. 용도외 유용 사례가 적발되면 대출금이 즉시 회수되고 신규 여신취급이 최대 5년간 제한된다.
한편 당국은 이날부터 곧바로 대책이 시행됨에 따라 은행창구의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중은행장들에게 직원 교육 및 전산 준비를 철저히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세부적인 행정지도안을 마련해 은행들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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