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이 이라크 개입 명문으로 내세운 제노사이드(대량 학살 범죄) 잣대가 그때그때 다른 이유는(?)’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등 제2 차 세계대전 이후 수만 명의 미국 젊은이들이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테러와의 전쟁이란 명분만으로 이국땅에서 피를 흘렸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은 지난 2011년 철수 이후 다시 한 번 이라크 공습을 단행했다. 이번엔 이라크 정부와 맞서고 있는 이슬람국가(IS)에 대한 폭격이었다. 명분은 IS의 ‘제노사이드’(대량학살) 방지를 위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이었다. 공격은 항공기를 이용한 공습으로만 제한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 기자회견에서 “몇 주 만에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또다시 장기화 국면을 예고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제노사이드 방지’가 33개월만에 이라크 공습을 제개하는 미국의 거짓 명분이란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제노사이드 방지는 미국의 핵심적인 국익이었던 적이 결코 없었다”며 이것이 개입의 거짓 명분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조쉬 어네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7일 공습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폭스뉴스의 에드 헨리 기자가 “제노사이드를 막는 것이 미국의 핵심적인 국익이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며 “미국은 세계 기본 인권을 존중하고 자유를 위한 등불이 되어왔고 앞으로도 이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는 건국의 핵심 원칙이고 미국인들은 이를 수호하기 위해 싸우고 숨졌다. 우린 그런 가치를 계속 견지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FP는 미국이 인종학살 정황이 드러난 시리아 사태에 개입하지 않았을 뿐더러 미얀마에서의 로힝야 무슬림 폭력사태에도 관심갖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미국의 대외정책은 제노사이드와 무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미국은 1880년대 벨기에의 레오폴트 국왕이 콩고를 침공해 폭력사태를 일으켰을 때도 지지하기도 했으며, 동아시아 지역 일본의 잔혹행위와 터키가 아르메니아에서 자행한 학살, 1930년대 소련의 인종청소와 600만명 강제이주 등을 막는데도 거절하거나 관심갖지 않았다는 사실들을 거론하기도 했다.
여기에 1970년대 초 파키스탄 정부의 동파키스탄 인종청소를 지지한 점, 캄보디아 크메르루즈가 저지른 20세기 최대의 학살 ‘킬링필드’를 방관한 것,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10만 명의 쿠르드족을 화학무기를 이용해 말살시킨 사건에 개입하지 않은 것, 1994년 르완다 학살사태에 손을 놓은 것 등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FP는 국제관계에 있어서 미국의 도덕적인 범위는 매우 좁았으나, 최근 IS의 공격으로 ‘생지옥’ 상태인 북부 신자르산에 피신해 있는 야지디족에 대한 지원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그동안 제노사이드 방지는 미 국가안보의 핵심이 된 적은 없었다는 점은 명확히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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