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 마련 시기 연기 늘어 인기 단지서도 열기 식어 낙찰가율은 아직 높은 편 전문가 “아직 상승기대 커”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잇따른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세금 부담을 늘리고 대출을 제한하는 9.13대책으로 집을 사는 부담이 커졌고, 수도권에 30만가구 주택을 추가 공급하는 내용의 9.21대책으로 급히 집을 사려던 일부 사람들이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5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13일부터 이달 4일까지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수는 5.2명으로 뚝 떨어졌다. 대책 발표 직전인 9월 1~12일엔 서울 아파트에 평균 15.6명이 몰렸다. 8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수는 9명 정도였다. 경매를 통해 서울 아파트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낙찰가율도 하락추세다. 9월13일부터 이달 4일까지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5.1%로 직전인 9월1~12일(108.8%) 보다 낮아졌다.
이런 추세는 인기 지역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과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아파트에서도 뚜렷하다. 9월13일 이후(10월4일까지) 강남권 아파트 평균 응찰자수는 5.6명으로 9월1~12일(11.6명)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마용성 응찰자수는 같은 기간 16.7명에서 2명으로 급감했다.
박은영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정부 대책 발표 이후엔 강남권이나 마포, 용산 등 인기 단지 아파트 경매에도 응찰자수가 한두명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며 “응찰자수가 계속 줄면 낙찰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주목할 점은 응찰자가 주는 수준 이상으로 경매에서 서울 아파트 물건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9월 한 달 간 경매가 진행된 서울 아파트 물건은 52채에 불과해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다. 올 1~8월 서울 아파트는 월 평균 85채 경매가 진행됐다. 월간 기준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아파트 물건 수는 2016년 203채, 2017년 118채 수준으로 100채를 모두 넘었다. 주택 경기 침체기인 2015년 이전엔 한 달에 300채 이상 경매로 처분됐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소장은 “일반적으로 매매시장이 침체되면 경매시장에 물건이 늘어난다”며 “경매시장에 물건이 없다는 것은 채권자들이 여전히 매매시장에서 주택을 잘 처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매시장에서 아직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경매시장에서도 집값 상승 기대감은 낙찰가율에 반영된다. 응찰자 수는 크게 줄었지만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높은 가격에 응찰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아 낙찰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이다. 9월13일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아직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강남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110%, 마용성은 108.8%나 돼 여전히 감정가보다 10% 정도 높이 낙찰되고 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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