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촉진지구 해제 절차 노후 주택이 아파트촌으로 미분양 딛고 집값 상승반전 전세급등, ‘둥지 내몰림’ 숙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원조 뉴타운’인 서울 왕십리가 지정 16년만에 사업을 종료한다. 낡은 다가구 주택이 밀집했던 서민들의 터전은 이제 강북의 대표 아파트촌으로 자리잡았다.

성동구청은 왕십리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 25일 지정 해제 결정안을 공람 공고하고, 29일에는 주민설명회도 진행할 계획이다.

구청 관계자는 “주거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 등 재정비촉진지구 지정에 따른 모든 사업이 완료돼 지구 지정을 해제하는 것”이라며 “이후에는 지구단위계획에 의거해 관리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왕십리 뉴타운 개발 전(2009년)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모습(왼쪽). 왕십리 뉴타운이 아파트촌으로 공사중인 모습.
왕십리 뉴타운 개발 전(2009년)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모습(왼쪽). 왕십리 뉴타운이 아파트촌으로 공사중인 모습.

행정구역상으로 성동구 하왕십리동 440번지 일대 33만7200㎡ 부지에 ‘뉴타운’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지난 2002년이다.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난개발 등 주거환경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서울의 왕십리와 은평, 길음 등 3곳을 뉴타운 시범지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2006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지정된 서울시내 총 35개 뉴타운 사업지의 원조인 셈이다.

다른 사업지들이 사업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현재까지도 곳곳에서 갈등이 일고 있는 것과는 달리, 왕십리 뉴타운은 지구 내 3개 구역이 모두 사업을 완료한 드문 케이스다. 1구역(10만여㎡)은 텐즈힐 2차(1148가구), 2구역(6만9900여㎡)은 텐즈힐 1차(1702가구), 3구역(13만6300여㎡)은 센트라스(2529가구)로 각각 탈바꿈했다. 최고 28층, 65개동, 5379가구의 미니신도시급 아파트촌이 형성된 것이다.

2011년 말 텐즈힐이 분양할 때만 해도 시장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서울의 아파트값이 뚝뚝 떨어지던 시절이었다. 텐즈힐은 대거 미분양이 났고 결국 건설사들은 20%나 할인하는 눈물의 바겐세일을 실시해야 했다. 그러고도 물건이 팔리지 않아 할인은 2015년까지 이어졌다. 2015년 아파트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그해 4월 분양한 센트라스는 1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현재 실거래가는 두 단지 모두 3.3㎡당 3300만원을 넘어, 분양가의 두 배 정도가 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용면적 84㎡ 기준 텐즈힐이 8~9월 11억원 후반~12억원 중반에 거래됐고, 센트라스는 13억5000만원이 가장 높은 거래 기록이다. 지난 1년새 3억~5억원 가량 급등했다. 도심에 가깝고 지하철 신설역, 상왕십리역, 신당역 등에 둘러싸여 있어 교통환경이 좋은 점이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집값이 오름에 따라 상당수 서민들은 다른 곳으로 밀려나야 했다.

일대에서 20여년째 공인중개사 일을 하고 있는 김모 씨는 “개발 전에는 전체 4600여 가구 중에 3600가구 정도가 세입자였고, 4000만원 정도 있으면 전세를 구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텐즈힐 전용면적 59㎡에 전세 살려면 6억원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