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지역주민 편익과 환경 보전 논란 속에 2년째 표류하고 있는 흑산공항 건설이 정치논리로 결정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 국방부 등의 인허가절차가 남은 가운데,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에 사업비를 책정하며 공항건설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시민단체들은 이같은 국회의 사업비 예산 배정을 지역민심을 노린 ‘쪽지예산’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28일 논평을 통해 흑산공항 관련 내년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논평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최근 흑산공항 건설 사업비 100억원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결과를 의결했다. 하지만 흑산공항은 지난 9월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서 사업준비 보강을 주장한 신안군 측의 심의 연기 요구 속에 최종 결정이 연기돼 언제 확정될 지 예단할 수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전남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정치권의 흑산공항 건설요구 목소리가 커지며, 전액 삭감됐던 사업비 예산이 부활했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환경운동연합은 “흑산공항 사업은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성 부실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며 “국토교통부가 사업계획을 다시 국립공원위원회에 상정할지 미지수일 뿐 아니라, 상정된다해도 통과될 리 만무하기 때문에 내년 예산 100억 원이 증액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장 섬 주민들의 교통권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은 공항이 아니라 도서지역 선박과 닥터헬기를 보강하는 예산”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섬 인프라 구축과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예산이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앞서 민주평화당은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2019년도 예산안 조정내역’을 발표하면서 흑산공항 건설에 100억원의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공교롭게도 국토위에서 의결한 사업비 100억원과 금액이 일치한다. 시민단체 등에서 지역민원 해결을 위한 ‘쪽지예산’에 의한 예산 증액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가능케하는 대목이다.

정부 당국자는 “예산이 배정된다 하더라도 사업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공항건설이 추진되진 않을 것”며 “중앙정부는 정해진 절차를 거쳐 흑산공항 건설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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