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간구라 광산에서 리튬광석을 채굴하고 있는 모습.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필간구라 광산에서 리튬광석을 채굴하고 있는 모습.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 세계 최대 광산 중 하나…2억2600만톤 리튬 원광 매장 - 지난해부터 1년간 연 33만톤 리티아 생산…첫 양산품 수출 - 내년 말부터 연 생산 55만톤 규모로 확대…“포스코와 협력 강화할 것”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리튬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소재다. 최근 전기차가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으며 리튬의 수요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25만톤 수준에서 2025년 71만톤으로 약 3배 가량 증가할 것이란 게 업계의 추정이다.

포스코도 그 사업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리튬을 ‘100년 기업’ 포스코의 기틀을 다질 핵심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지난 2010년에는 염호에서 리튬을 채취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그러나 정작 염호 확보에 난항이 계속되자 올해 2월 호주의 리튬 광산 기업인 필바라미네랄(Plibara Minerals)과 리튬정광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지분 4.75%(7960만 호주달러)도 인수했고,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전환사채는 필바라사와의 조인트벤처가 확정되면 행사할 예정이다.

기자는 지난 15일 필바라미네랄사가 리튬의 함유광석인 리티아휘석(spodumene)을 생산하고 있는 필간구라 광산을 찾았다.

호주 필바라에서도 포트헤들랜드 남동쪽 120㎞ 떨어진 곳에 위치한 광산은 2억2600만톤의 리튬 원광을 품은 곳 답게 470㎢의 광활한 대지를 자랑했다. 필간구라 광산 관계자는 이곳이 세계 최대 광산 가운데 하나이며, 20~30년 가량 리티아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리티아 채석 과정은 앞서 방문한 철광석 채석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붉은 황무지에 길이 2.5㎞의 큰 구덩이를 파고 300m 깊이로 파내려가면 리티아가 함유된 암반층이 나온다. 짙은 회색암반을 하얗게 가로지르는 실선이 바로 리티아다. 서로 무게가 다른 바위 사이에서 이 무게 차이를 이용해 원하는 원석인 리티아만 뽑아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필간구라에는 이런 채석장이 10~12㎞ 규모의 6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광산 전체에서 채석하는 최대 생산량은 하루 6000톤. 6000톤의 원석을 캐면 550톤의 리티아를 뽑아낼 수 있다. 포스코는 여기서 또 8분의 1 가량의 리튬을 추출한다. 말하자면 8톤의 리티아를 사오면 이 가운데서 1톤의 리튬을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창고에 보관 중인 분쇄된 리튬광석.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창고에 보관 중인 분쇄된 리튬광석.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리티아의 함유량이 워낙 적어 원석 형태로 운반할 시엔 비용이 과도하게 들 수밖에 없다. 이에 필간구라 광산에선 몇 단계 공정을 거쳐 리티아를 백색 모래 형태로 만드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먼저 바위 크기의 광석들을 잘게 부숴 30~35㎜ 크기로 만든 뒤 산처럼 쌓아 야적한다. 이를 물탱크처럼 생긴 기계로 옮겨 리티아를 1차적으로 무게로 분류한다. 이 과정에서 30~40%의 리티아를 확보할 수 있다. 이어 상대적으로 가벼운 리티아를 다시 한 차례의 공정을 통해 탄탈륨과 미세 리티아로 따로 저장한다. 탄탈륨은 휴대전화 등의 속도를 높이는 데 쓰이는 핵심적인 원료다.

번거롭게 두 번의 리티아 선별 과정을 거치는 이유에 대해 필간구라 광산 관계자는 “낭비를 줄이고 탄탈륨을 뽑아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를 통해 자갈 크기의 리티아가 하루 평균 350톤, 2차로 걸러 채취한 모래 크기의 리티아가 650톤 가량 생산된다.

‘비중선별’, ‘부유선별’ 공정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생산된 리티아는 포트헤들랜드의 항구에서 세계 각지로 수출된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진행된 필간구라 광산의 1단계 프로젝트에서 연 33만톤의 리티아가 생산됐다. 지난달 2일에는 첫 양산품을 생산해 북아시아 파트너사에 수출했다. 2단계 프로젝트는 연 50만톤 규모이며 내년 말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 가운데 탄산리튬 3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연 24만톤 이상의 리티아를 필바라미네랄사로부터 구매할 계획이며,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한 공장 설비 구축에도 참여키로 했다.

필바라미네랄사 관계자는 “LG, 삼성 등의 노력으로 한국 배터리 산업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산하는 리티아의 품질과 이를 양질의 리튬으로 가공할 수 있는 포스코의 기술력이 결합한다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앞으로도 포스코와의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포스코와 필바라미네랄사는 연간 3만톤 이상 규모의 탄산ㆍ수산화리튬 생산공장을 율촌산업단지에 준공한다. 포스코가 합작기업 지분의 70% 및 운영권을 가지며 필바라가 지분 30%를 소유한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