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청소년이 술 사도 판매업자만 처벌 -“청소년이 이를 악용하기도…처벌법 마련해야”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청소년의 음주 문제가 끊이지 않으면서 주류 판매업자 뿐만 아니라 주류를 구입하는 청소년 당사자에게도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교육부와 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67.2%가 주류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중학생(46.4%)보다는 고등학생(73.2%)의 구매 용이성이 높았고,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의 구매 용이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중독으로 치료받은 청소년 수도 지난 2010년에 비교해 약 113% 증가했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청소년 운전자에 의한 음주운전 사고도 총 2468건 발생했다. 해마다 평균 493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청소년에게 주류를 제공하는 자만 규제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 제28조에 따르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유해약물의 판매・대여・배포를 금지하고 있으며, 구매하려는 자의 나이와 본인 여부 확인의 책임을 판매ㆍ대여ㆍ배포하려는 자에게 부여하고 있다. 판매업자에 대한 제재만 있다 보니 청소년이 이를 협박하는 등 악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선 주류를 마시거나 구입한 청소년에 대해 엄격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영국은 주류 구입을 시도하거나 구입하다 적발된 18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1000유로(한화 약 131만원) 이하의 벌금을, 에스토니아는 최대 1200유로(한화 약 158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포르투갈에선 보호자나 법정 후견인에게 청소년의 주류 구매 사실을 고지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청소년에 대한 직접 제재 규정은 없지만 친권자나 법정 후견인이 청소년의 음주사실을 알고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면 50만엔 이하(한화 약 508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미국은 주에 따라 제재 규정 및 정도가 다르지만 음주 청소년에 대해 벌금과 사회봉사명령, 음주예방 교육프로그램 수강, 운전면허 정지 및 구금 등을 명령하고, 적발 횟수에 따라 제재 강도가 높인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주류를 구매하거나 섭취한 후, 판매업자를 신고한 청소년은 위반 당사자가 아니라 위반 행위의 원인을 제공한 자에 그쳐 처벌의 근거가 미약하다”며 “우리나라도 해외와 같이 청소년의 주류 구입, 소지, 섭취를 금지하는 규정의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 제재 및 선도 방안으로는 청소년 할인 배제, 교육프로그램 수강, 교내 및 커뮤니티 봉사활동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