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을 진행중인 고인경(71) 전 파고다아카데미 대표이사와 부인 박경실(60ㆍ여) 파고다아카데미 대표가 다툰 경영권 싸움에서 법원이 일단 부인 측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제31민사부(부장 오영준)는 고 씨가 파고다아카데미를 상대로 “주주총회 일부 결의를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고 씨는 지난해 3월까지 부인 박 씨와 함께 파고다아카데미의 공동 대표이사직에 있었으나, 지난해 3월 이뤄진 주주총회결의에서 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박 씨만 단독 대표이사가 되면서 분쟁이 불거졌다.

고 씨는 해당 주주총회결의가 박 씨가 고 씨의 승낙없이 부당하게 이전한 지분에 기초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파고다아카데미 설립 당시에는 고 씨와 박 씨 모두 45%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후 고 씨의 지분 중 각각 10%씩이 고 씨와 전처와의 자녀 한 명에게, 고 씨와 박 씨 사이의 자녀 한 명에게 이전됐다. 이에 따라 소송 대상이 된 주주총회결의는 고 씨가 25%, 자녀들이 본래 가진 5%의 지분에 이전된 지분을 더해 각각 15%, 박 씨가 45%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고 씨는 또 박 씨가 감사 선임과 관련된 상법 조항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 일부 주식을 지인에게 양도한 것처럼 ‘주식 쪼개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의결권 행사 방법이 위법해 해당 주주총회결의 결과가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각종 증거들을 살펴볼 때 고 씨가 사건 지분이전에 관해 수긍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고 씨가 사건 의결 당시 자녀 2명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박 씨에게 이의를 제기한 정황이 없는 점,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된 이의 주주권을 부인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부인하는 측에 증명책임이 있다는 점 등도 이유로 들었다.

주식쪼개기 주장에 대해서는 “주주총회 결의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는 때에는 이에 대해 2개월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하는데 이 경우 해당 기간이 지났다”며 불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는 주주총회 결의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의 사무 집행의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로, 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박 씨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현재 항소심을 진행 중에 있다. 박 씨가 고 씨의 측근을 살해하라고 지시했다는 살인예비음모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 5월 경찰에서 무혐의로 결론 내리고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