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침체·미중무역전쟁 반도체 업황 우려도 현실화 코스피 이익 역성장 할수도

상장사들의 실적 먹구름이 증시를 엄습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이 본격적인 하향 국면에 접어들었다.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무역 분쟁, 여기에 실적을 견인해 왔던 반도체 업황 우려마저 현실화되면서 실적 하향 추세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4분기 실적 부진과 함께 코스피 기업의 이익 하향 추세가 적어도 향후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최근 2주간 코스피200 종목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5%나 하향 조정했다.

안혁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 시점부터 코스피 예상이익 하향 추세가 시작됐다”며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기준으로 과거 3개월 연속 하향추세가 형성되면 평균 18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지난 2002년 7월에는 이듬해 6월까지 12개월, 2007년 12월에는 2009년 3월까지 16개월, 2013년 12월에는 2016년 3월까지 27개월간 이익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덧붙였다. 이 기간 EPS는 평균 26.4% 감소했다. EPS는 기업 순이익을 총 주식수로 나눈 값으로, EPS가 높을수록 해당 종목의 투자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한 코스피 영업이익은 지난 3분기에 56조 7000억원을 달성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 10월부터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코스피 시장의 이익을 견인했던 IT 업종의 이익 하향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안 연구원은 “내년 코스피 순이익의 42%가 IT 업종에서 발생할 전망인 만큼, IT 업종의 이익 하향추세는 코스피 이익 하향추세를 이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감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일 기준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올해 대비 내년 EPS 증가율은 3.3%에 그친다. 이는 지난 2005년 이후 각 연도 말 당시 예상한 EPS 증가율 가운데 가장 낮은 값으로, 평균값인 17%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이익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상장기업 이익의 약 30%를 차지하는 반도체 빅사이클이 끝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반도체의 빅사이클이 마무리되고 반도체 가격 상승이 멈췄을 때 이익률이 유지된 적이 없다”며 “내년 반도체 경기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반도체 빅사이클이 지났다고 본다면 코스피 이익 추정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실적 전망 하향에 따른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시장은 펀더멘털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이어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코스피 기업이익의 하향 조정도 뚜렷해지고 있어, 지수 레벨 다운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영훈ㆍ최준선 기자/park@


par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