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판결 판사 의견서 공개 -“발 상처ㆍ치아 위치 변경 고문 증거”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17개월 간 억류했다 석방한 직후 숨을 거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에게 펜치와 전기충격을 이용한 고문을 가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웜비어 씨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미 법원에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북한에 약 5억113만달러(5643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베릴 하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공개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7일 보도했다.
하월 판사는 이번 판결을 내린 배경과 관련해 웜비어 씨 측이 제출한 서면 진술과 지난 19일 개최한 증거청문 참석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하월 판사는 특히 웜비어 씨의 죽음이 북한의 고문 때문이라는 주장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주치의가 내린 결론은 북한이 고의적으로 웜비어 씨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데 있어 필수적인 증거 이상”이라고 밝혔다.
웜비어 씨의 주치의였던 대니얼 캔터 박사는 지난 10월 재판부에 제출한 서면진술서에서 웜비어 씨의 사인에 대해 “뇌 혈액 공급이 5~20분간 중단되거나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주장한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누스균’ 증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북한에서 촬영된 뇌 촬영 사진을 근거로 웜비어 씨의 뇌 손상 시점을 2016년 4월로부터 수주 전으로 추정하면서 웜비어 씨가 상당 기간을 병상에서 보냈음을 암시했다.
하월 판사는 “북한이 웜비어 씨가 치료를 받도록 집으로 더 일찍 보내는 대신 1년 넘게 심각하게 위태로운 상태로 계속 억류했다”며 “이는 전체주의국가가 웜비어 씨를 잔인하게 다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하월 판사는 특히 웜비어 씨의 발의 상처와 치아 위치가 바뀌었다는 주치의 진술서를 인용하며 “발에 전기충격이 가해지거나, 치아 위치를 바꾸기 위해 펜치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그는 “북한의 행동으로 인한 웜비어 씨의 억류를 둘러싼 상황은 특별히 부모를 고통스럽게 만들었다”며 “억류된 동안 이 전체주의국가는 그의 상태에 대해 어떤 사실도 알려지도록 하지 않았고 부모는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 채 계속 걱정해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또 높은 금액의 배상액을 책정한데 대해서는 “고문이나 인질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가족들은 일반적으로 단일 공격으로 인한 피해 가족들보다 더 높은 배상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웜비어 씨는 지난 2016년 1월 관광차 북한을 찾았다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으며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됐으나 엿새 만에 사망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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