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법원에서 군대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정신질환을 얻은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하는 판결이 연이어 나왔다.

26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A 씨는 선임병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 이상 행동을 보였다. A 씨는 내무반 바로 옆자리에서 생활하던 조모 상병이 코를 골거나 조금 움직인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붓고 발로 차는 바람에 잠을 자기 어려웠다. 같은 부대의 한모 병장은 갑자기 A 씨의 바지를 내리거나 뒤에서 끌어안으며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

자대배치 두 달여 만에 A 씨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 난폭한 행위를 하는 등 조울증 증상을 보였고 군 병원에 입원해서도 “나는 4차원보다 고차원이다”, “연봉 1800억원을 받는다”고 소리치는 등 망상 증세를 보이다 2009년 11월 의병 전역됐다.

이후 A 씨 측은 국가유공자로 등록해달라고 광주지방보훈청에 신청했지만 “공무수행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2009년 8월 육군에 입대한 B 씨는 작업일지를 일부러 찢어버리거나 볼펜으로 몸을 찌르고 때리는 등 선임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폭력을 휘두르고 영창 신세를 지기도 했다.

B 씨에게도 곧 정신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밤새 다른 부대원이 자는 모습을 눈뜨고 지켜보는가 하면 복도에서 몇 시간씩 가만히 서 있기도 했다. 환청 때문에 혼자서 욕설을 내뱉고 화를 내는 일도 잦았다.

B 씨도 전역 후 편집성 정신분열증을 이유로 창원보훈지청에 유공자 신청을 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률구조공단은 A 씨와 B 씨의 요청으로 각각 소송구제 절차에 착수했다.

2년에 걸친 소송 끝에 광주고법 행정1부는 A 씨를 유공자로 인정하라고 선고했고 B 씨도 창원재판부 행정1부에서 같은 판결을 받았다. 창원보훈지청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B 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공무수행 중 발병한 정신질환으로 유공자 신청을 해도 보훈청은 소극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결국 재판까지 가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