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미국 유명 관광지인 그랜드 캐니언 계곡에 추락한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있는 대학생 박모(25) 씨 사고와 관련 국가의 금전적 지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9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내 거주 국민과 형평성 차원에서 치료비를 세금으로 지원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같은 논리라면 설악산이나 지리산에서 추락 사고를 당해도 정부가 보상에 나서야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대다수의 여론 목소리를 대신 전했다.
박 씨의 친척이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치료비 지원 등을 청원한 뒤 불거진 여론의 향배와 비슷한 답변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씨는 유학생 보험이 만료된 상황에서 그랜드캐니언 관광에 나서 추락 사고를 당했다. 중상을 입은 박 씨의 3주간의 미국 현지 치료비는 약 7억5000만원으로 향후 추가 치료비까지 합산땐 10억 원을 넘을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이송에 드는 항공비로 약 2억 원이 추가 된다. 박 씨 가족은 현지 여행사와 사고 원인을 놓고 법적 공방도 벌여야 한다.
해외 공관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미국의 법제도상 한국민이 특별히 차별받은 경우가 아니어서 치료비 지원은 힘들 것”이라며 “감정적으로만 보면 공감이 되지만 선례가 되면 향후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고마다 같은 기준으로 치료비 등을 지급해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고가 외교부의 ‘긴급구난활동비’ 지원 대상이라면 박 씨의 가족은 세금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긴급구난활동비는 치료비가 아닌 국내 이송 비용만 지원할 수 있으며 이마저도 지원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씨 가족도 환자의 안정 등을 이유로 아직 국내 이송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정부가 나서 병원과 의료비를 교섭하거나 보험회사와 보상과 관련해 교섭을 해주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사적 관계로서 현재 외교부의 영사조력범위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위다
정부는 현지에 체류 중인 박 씨의 가족에게 통역을 제공하고 한인사회 등의 협조를 받아 숙소나 음식 등 여러모로 편의 제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사고로 지난 15일 공포된 영사조력법도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부터 적용되는 영사조력법은 향후 2년간 시행령, 시행규칙, 시행지침 등 구체적인 보호 기준을 정하는 정부 입장에서 이번 사고로 인한 사회적 담론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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