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출 구조조정·세입기반 확충 밝혔지만 재원 마련 ‘역부족’…결국은 세금 올릴수밖에
정부가 12일 사회보장 확대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삶의 만족도 순위를 현재의 28위에서 2023년까지 20위, 2040년까지 10위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제2차 사회보장계획’을 내놓았지만, 문제는 ‘돈’이다. ‘공짜 점심’은 없듯이 기초연금과 취약계층 지원이나 실업급여를 인상하고 무상교육ㆍ돌봄서비스를 확대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 추계에 따르면 이번에 마련한 사회보장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2023년까지 5년 동안 필요한 자금은 332조1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54조900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 62조5000억원, 2021년 67조1000억원, 2022년 71조3000억원, 2023년 76조3000억원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다. 고령인구 증가에다 복지 확대가 복합되기 때문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5년 동안 필요 재원을 분야별로 보면 기초연금 인상과 근로빈곤층 지원 등 소득 지원에 119조6000억원, 장기요양 보장성 강화와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스템 구축 등 사회서비스 강화에 105조5000억원이 필요하다. 또 실업급여 인상과 구직지원ㆍ무상교육 확대 등 고용ㆍ교육 지원 확대에 68조9000억원,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인프라 확충 등 건강 증진 부문에 38조1000억원이 들어간다.
정부는 재원 조달과 관련해 기존 지출의 구조조정과 세입기반 확충을 통해 우선적으로 재원을 마련하되,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금과 건강ㆍ고용보험 등의 부담금을 확대하고, 세금을 올려 재정을 근본적으로 확충하지 않으면 조달이 불가능하다.
우리나라는 경제 수준에 비해 사회보장ㆍ복지 수준이나 삶의 만족도는 매우 취약하다. 그동안 성장에 치중하면서 복지나 사회보장 확대에 색안경을 끼고 금기시해온 결과,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0위권에 육박하지만 삶의 만족도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경제수준에 걸맞게 삶의 만족도를 높이려면 복지지출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 복지지출과 사회보험을 합한 사회복지지출(2015년 기준)은 우리나라가 GDP의 10.2%로 OECD 평균(19.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프랑스(32.0%), 스웨덴(26.3%), 독일(24.9%) 등의 사회복지지출 비중은 우리나라의 2.5~3배에 달하며, 일본(21.9%), 영국(21.6%), 미국(18.8%) 등도 2배 안팎에 달한다.
결국 현재의 ‘저부담-저복지’를 ‘중부담-중복지’로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선 국민들의 부담 확대와 증세가 불가피하다.
이번 사회보장계획은 과연 어느 정도까지 부담을 늘리면서 복지와 사회보장ㆍ안정망을 확대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셈이다.
이해준 기자/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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