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실시간이체 이미 세계 최고 ICT와 금융사 빅테이타 결합해 고객엔 후생, 주주엔 이익줘야 글로벌 진출도 '디지털'이 핵심
[헤럴드경제=홍성원ㆍ도현정 기자] 허인<사진> 국민은행장은 “페이먼트(지급결제) 관련 핀테크가 아닌 곳을 ‘빅테크(Big Tech)’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인 행장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성장하기엔 페이먼트 업체가 가장 빠를텐데 소비자에게 어떤 후생(厚生)이 생기느냐, 어떤 가치를 만들어 주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여서 비(非)페이먼트 쪽 사업자엔 (가능성이) 굉장히 열려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5일 폐쇄적인 은행권 금융결제망을 핀테크 업체도 쓰도록 하는 혁신안을 내놓으면서 지급결제 분야 핀테크가 각광받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허 행장은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는 “페이먼트 아닌 핀테크 회사가 갑자기 빅테크가 될지, 안 될진 잘 모르겠다”면서도 애착을 드러냈다.
허 행장은 “전 세계에서 자기가 거래하지 않는 2금융회사까지 실시간으로 돈을 이체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그래서 페이먼트가 특화할 자리는 많지 않다고 보고, 그것말고도 핀테크와 협업할 분야는 엄청나다”고 했다.
허 행장은 “우리가 모든 혁신을 다 할 순 없다”며 “‘은행이 갖고 있는 데이터만 있으면 이런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진짜 할 수 있는지 실험을 하게끔 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 계열사들이 클라우드에 익명화한 빅데이터를 올리면 ICTㆍ스타트업이 활용해 금융ㆍ비금융 서비스를 연계토록 고안한 플랫폼인 ‘크레용’을 지목한 것이다.
허 행장은 시중은행장 중 디지털 이해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된다. 그룹 전체의 디지털ㆍITㆍ데이터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에서의 경쟁은 국내만이 아닌 글로벌 경쟁”이라며 “세계는 디지털로 가는 데 제한이 없는데 우린 원펌(One Firmㆍ하나의 회사)하자면서도 은행ㆍ카드ㆍ보험이 따로 칸막이를 쳐 섬처럼 돼 있다. 디지털 혁신 업무가 많긴 하지만 전체를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중순 인도네시아ㆍ인도ㆍ베트남 등 3개국 출장에서도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허 행장은 “일본의 초대형 은행인 SNBC가 인도네시아 소매 은행을 합병한 뒤 완전한 디지털 은행으로의 실험을 하고 있었다”며 “우리도 조금 더 빠르게, 더 도전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상위 10% 안에 드는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허인 행장은 베트남의 성장 가능성을 가장 높게 봤다. 그는 “그동안 호치민에만 지점이 있었는데 한국 대기업의 거점이 많은 하노이에 지점을 냈다”며 “하노이엔 우리 교민이 10만명이 살고,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7000개로 압도적”이라고 했다. 디지털을 첨병화해 베트남 공략에 속도를 낼 의지가 읽혔다. 베트남에서 이미 탄탄한 기반을 갖춘 신한은행과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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