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 갤로퍼 등 말 작명 탈피…BMW · 벤츠와 정면승부 자신감
현대자동차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차에 맹수(猛獸) 이름을 붙였다. 수입차 업계의 내수시장 잠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상품에 맹수를 택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현대차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중간급 신차 AG(프로젝트명)의 차명은 ‘아슬란(Aslan·사진)’이다.
아슬란의 뜻은 터키어로 사자다. 영어는 아니지만 판타지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서 신령스런 사자의 이름으로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현대차 측은 “당당하고 품격있는 외관, 안정적인 승차감과 정숙성을 동시에 지닌 특성을 사자에 투영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가 신차에 동물 이름을 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5년 최초의 국산 신차 포니(pony)는 작고 귀여운 조랑말을 뜻했다. 이후 갤로퍼(galloper, 말의 구보)와 에쿠우스(Equus, 천마)도 말(馬)과 연관된 단어들이다. ‘달린다’는 자동차 고유의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나운 맹수를 택했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경쟁상대로 BMW의 5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의 E클래스, 아우디 A6 등을 지목한 상태다.
그동안 현대차의 작명법과는 상당히 다르다. 현대차 ‘엑센트(accent)’는 ‘음악의 강세’란 의미고, ‘아반떼(avante)’는 스페인어로 ‘전진, 발전, 앞으로’라는 뜻을 지닌다. ‘벨로스터’ 또한 속도를 나타내는 ‘벨로시티(velocity)’에 ‘스터(ster)’를 합성한 이름이다. ‘쏘나타’는 ‘4악장 형식의 악곡’을 의미한다.
대형차는 묵직한 철학적 의미를 담았다. ‘웅장, 장엄, 위대함’의 뜻을 지닌 그랜저(grandeur), 최고급 세단 에쿠스는 라틴어로 개선장군의 말, 멋진 마차, 천마를 의미한다. ‘기원, 창시, 시작’을 의미하는 제네시스(genesis)는 도요타의 렉서스와 같이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하는 현대차의 브랜드 전략을 상징한다.
SUV들은 주로 해외의 유명 휴양지나 관광지에서 따왔다. ‘투싼ix’는 미국 남서부에 위치한 애리조나주의 투싼(Tucson)에서, ‘싼타페’는 미국 뉴멕시코의 주도와 같다. 베라크루즈는 멕시코의 해안의 휴양도시의 이름이다. 기아차 쏘렌토도 이탈리아 나폴리항 근처의 아름다운 휴양지가 이름의 기원이다.
한편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대부분 숫자나 영문 이니셜을 사용한다. 개별 모델에 이름을 붙이는 것은 폴크스바겐이나 토요타 등 대중을 겨냥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이다. 토요타와 닛산도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와 인피니티에는 영문 이니셜이나 숫자를 붙인다.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할 아슬란이지만, 아직 이름만큼은 대중 브랜드의 작명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서상범 기자/
tiger@heraldcorp.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