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에볼라는 특유의 냄새가 난다”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치료를 담당하는 ‘국경없는의사회’의 세바스찬 스타인(33ㆍ사진)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전한 말이다. 그는 명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에볼라 냄새가)가득 차 있있고, 얼굴에 바짝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 감염 환자를 치료하다 희생된 의료진은 120명이 넘는다고 발표했다. WHO는 기니,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시에라리온 등 에볼라 발병 4개국에서 일하는 의료 부문 종사자는 240명 이상이며, 사망자는 이의 절반인 120명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 4개국에서 일하는 의사, 간호사, 자원봉사자는 벅찬 임무에 시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들의 일상은 자신이 어디를 다녀왔는 지 거짓말을 일삼는 에볼라 환자들을 다루는 일부터, 의사를 믿지 못하는 환자의 가족과 이웃을 설득하는 일까지 험난하다. 게다가 의약품과 의료시설은 태부족이다.
라이베리아에선 일부 의료센터에서 시체를 운반할 부대가 다 떨어졌다. 에볼라 감염 사망자가 발생해도 시신을 적절하게 처리할 장비가 없는 셈이다.
시에라리온에서 환자는 텐트촌에서 머물러 있으며, 의료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비닐 슈트로 꽉 감싼 채 일한다. 마스크와 장갑을 차고, 부츠도 신는다. 화씨 80도(섭씨 27도)를 넘나드는 아프리카의 더운 날씨 속에서 이런 중무장을 하고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16시간을 일한다.
시에라리온에서 의사 5명은 이런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지난 2개월 동안 환자 300명을 돌봤다.
치료는 주로 침대 80개 가량이 있는 텐트 안에서 이뤄진다. 환자는 보통 텐트 천 벽으로 분리돼 있다. 치과위생사 100명 가량이 에볼라 환자가 쏟아놓은 구토와 설사 배설물을 치우고, 침대를 소독하며 시신을 처리한다. 이들 의료진은 대부분 환자 경험이 거의 없는 20대 초반이다.
에볼라 발병 이후 국경이 폐쇄되고, 기업들이 문을 닫는 등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에볼라 센터가 때로 유일한 일터가 되기도 한다. 이 곳에서 임금은 하루 3만7000레온(8.5달러) 정도로 적지 않다. 처음으로 일터에 나온 20대 젊은이는 생애 처음으로 많은 죽음과 고통에 직면하고 있는 셈이다.
6월에 서아프리카에 왔다는 스타인은 “발병 초반에는 병실에선 깊은 좌절감에 빠졌다. 거의 모든 사람이 죽고, 도처에 피가 낭자해서다”고 말했다.
특히 서아프리카의 고온은 시체를 빠르게 부패하게 만든다. 에볼라 사망자 시신은 주요 감염원이기 때문에 의료진은 가급적 빠른 속도로 사체를 강한 염소로 씻고, 유류품은 불태운다. 보통 시신 운반 부대에는 보통 시신 2구를 담아 운반한다.
삶보단 죽음이 더 가까운 처참한 환경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은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났을 때는 진정한 행복을 느끼곤 한다. 일부 의료 봉사자들은 환자에게 휴대전화를 줘 가족과 통화할 수 있게 하고, 투명 막이나 창문을 쳐서 가족이 환자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등 살뜰이 배려하고 있다.
이들의 목숨 건 노력으로,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확산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WHO에 따르면 발병 초기 생존율이 10%에 불과하던 데서 요즘엔 환자의 47%가 회복하고 있다.
WHO는 에볼라 발병을 완전히 끝내는 데 모두 4억3000만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했다. 새로운 발병을 억제하는데 2개월, 모든 전염을 막고 완치하는 데 6~9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같은 규모의 예산은 각국 정부 기금, 개발은행, 민간기금, 기부금 등으로 충당될 수 있다고 WHO는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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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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