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열 거주성ㆍ넓은 트렁크 스팅어 ‘승’ - G70 실내 고급성ㆍ날카로운 주행성능 - 스포츠성 초점…고속 풍절음은 아쉬워 - 스팅어 ‘떨림음’ 품질 완성도 개선해야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라이벌(Rival)’은 적대관계가 아닌 공생관계에 있는 선의의 경쟁자를 뜻한다. 완성차 업계에도 수많은 라이벌이 존재한다. 하지만 같은 국가, 울타리 안에서 경쟁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자동차 ‘스팅어’와 제네시스 ‘G70’이 대표적이다.

지향점은 다르다. 스팅어가 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고성능 자동차를 일컫는 ‘GT(Grand Touring) 콘셉트’에 주안점을 뒀다면, G70은 ‘럭셔리 스포츠 세단’으로 방향을 잡았다. 탄탄한 주행감과 풍부한 편의장비, 고유의 서비스 접점은 고성능차 부문에서 타협할만한 선택지를 제시했다.

동력성능에 의심의 여지는 없다.

370마력, 52.0㎏ㆍm의 성능을 내는 V6 트윈 터보와 자동 8단 변속기를 조합하고, 이탈리아의 브렘보(Brembo) 브레이크, AWD(All-Wheel Drive) 시스템을 택했다. 고속주행 안전성과 정확한 조향감은 물론 스포츠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편평비 45~35% 수준의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타이어도 달았다.

고민거리는 여전하다. 디자인 철학과 거주성, 브랜드 이미지가 발단이다. 긍정적인 해외 평가와 달리 국내 소비자들의 호불호도 명확하다. ‘사심(私心)’을 품고 같은 사양의 두 모델을 선택한 이유다.

실내 거주성은 스팅어의 장점이다. 우선 축거(2905㎜)가 G70(2835㎜)보다 넓다. 1열 시트를 뒤로 최대한 보내도 2열 공간이 확보된다. GT 스타일의 전고(1400㎜)로 2열 헤드룸도 부족하지 않았다. 스포츠카 보험 할증이 붙지 않는다는 점도 구매 포인트다.

주차선에 들어서면 큰 덩치가 더 확연하게 느껴진다. 실제 스팅어의 전장은 4830㎜로 K5(4855㎜)보다 불과 25㎜ 짧다. 뒷유리까지 열리는 해치백 스타일의 트렁크는 큰 짐을 실을 때도 효과적이다.

반면 G70의 공간은 좁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1열 시트를 넉넉하게 설정하면 2열 승객은 옴짝달싹할 수 없을 정도다. 스팅어보다 짧은 2열 시트의 길이와 적절한 등받이 각도가 이를 보완하지만 장거리 여행에 따른 불편은 불가피하다. 높이가 낮은 트렁크는 골프 캐디백 하나가 가로로 딱 맞게 실린다.

승차감은 대동소이하지만, 코너링에서 차이가 크다. 곡률이 큰 코너를 돌 때 스팅어의 바퀴가 지면을 더 움켜쥔다는 느낌이 강하다. 지면에 닿는 면적이 넓은 영향이다. 이에 따른 전자장비의 개입도 G70보다 빠른 느낌이다. 안전에 무게를 둔 AWD의 설계가 인상적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스팅어가 폭발적이라면, G70은 날카롭다. 스포츠 모드를 설정했을 때 ‘으르렁’ 거리는 엔진의 반응성도 스팅어가 민감하다. G70이 정제된 고급스러움에 초점을 맞췄다면 스팅어는 야생마 같은 본능에 충실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다만 높은 출력을 가진 엔진의 특성상 연비는 9㎞/ℓ를 넘기 힘들었다.

실내는 G70에 점수를 주고 싶다. 버튼 배치가 더 직관적이고 조작감이 고급스럽다. 2019년형 G70에 적용된 디지털 계기반은 수입차를 뛰어넘는 요소다. 휴대용 게임기에서나 봤을 법한 3D 액정을 채용해 시각적인 만족도가 높았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오가는 주행 모드별 디자인은 시선을 자꾸 아래로 잡아당겼다.

스팅어의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는 개선이 필요했다. 충전 속도도 느린 데다 냉각 기능이 없어 발열로 인한 충전 중단 알림이 자주 뜬다. 중앙을 가로지르는 공조 터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스팅어의 콘솔박스 내부가 뜨거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NVH(NoiseㆍVibrationㆍHarshness) 대책은 충실하지만, 두 차량 모두 태생적으로 조용한 모델은 아니다. 보닛에 부착된 흡차음재에도 풍절음은 솔직하게(?) 실내로 유입된다. 시속 80㎞/h 이하에서 달콤하게 들리는 렉시콘(Lexicon) 오디오의 음질도 110㎞/h를 넘어서면 자연스레 멀어진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스팅어의 품질이다. 주행 때 발생하는 1열 도어 틈새의 잡음과 선루프 개방에 따른 떨림이 선명하다. 트렁크에서 이따금 들리는 둔탁한 소리도 거슬렸다. 모두 관련 커뮤니티에서 제기된 불만이다.

신뢰도와 주요 타깃층의 차이는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국내에서 스팅어가 총 1만2438대 판매되는 동안 G70은 2만1689대가 팔렸다. 월평균 판매량으로 따지면 G70이 1549대로 스팅어(888대)의 두 배에 달한다.

‘프리미엄’이란 수식어엔 무게가 따른다. 특히 ‘스포츠’ 모델을 선택하는 이들은 품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수입차에 근접한 몸값에 걸맞은 매력이 뚜렷해야 한다는 의미다.

2019년형 3.3 터보 모델 기준 가격은 스팅어가 4948만원부터, G70 스포츠 프레스티지가 5228만원부터다.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