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하는 ‘파리협약’이 모델 공동연구부터 기술개발, 저감선언까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초미세먼지가 고농도일수록 중국 영향이 크다는 정부 공식 연구 결과가 발표되자 재차 중국과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는 미세먼지 버전 ‘파리협약’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고, 관련 로드맵 마련에 착수했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환경부는 ‘미세먼지 협약 체결을 위한 단계별 발전방안 로드맵’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우선 이달 중 외부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단계별 전략을 마련한다. 학계ㆍ시민단체 등 전문가 중심으로 포럼을 7차례 정도 열어 구체적인 대응 방안과 전략을 연구한다.

궁극적으로는 동아시아 차원에서 미세먼지판 ‘파리협약’을 만들 계획이다. 파리협약은 2015년 당시 195개국이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합의한 국제조약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국제사회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37% 감축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미세먼지 협약에는 미세먼지 저감의무가 명시되고, 각국 사정에 맞는 국가별 저감 목표도 설정된다. 또 매년 공동으로 이행 상황을 평가하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협력과제를 만드는 방안을 넣기로 했다.

유럽의 월경성 장거리 대기오염에 관한 협약(CLRTAP)도 참고 모델 중 하나다. 유럽과 미국 등 51개국이 1979년 체결한 CLRTAP은 현재까지도 매년 대기오염 물질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감축방법 및 비용 분담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ㆍ캐나다 간 대기질 협정(AQA)도 모범 사례로 꼽힌다. 두 국가는 이산화황과 산화질소 등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위한 의무 규정을 두고, 2년마다 성과보고서를 작성했다. 매년 대기질위원회가 이행현황을 점검하는가 하면 상대국에 심각한 대기오염을 야기할 수 있는 활동은 사전에 통지하도록 했다.

환경부가 마련할 ‘미세먼지 협약’ 로드맵의 첫 단계는 공동 연구가 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국가 간 이해관계가 상반되기 때문에 단기간 내 협약을 체결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공동 연구를 토대로 과학적인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이후 기술 개발까지도 함께하는 등 이같은 구체적인 행동이 성숙화되면 자발적인 감축 목표치도 약속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정부는 연구ㆍ기술협력 등 기존 환경협력 채널과 고위급 논의를 위한 외교적 채널 등 투트랙 전략을 통해 중국에 대응 중이다. 지난해 6월 베이징에 개소한 한ㆍ중 환경협력센터를 거점으로 미세먼지 배출원 공동조사, 고농도 원인분석 등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개국이 참여한 ‘동북아 청정대기 파트너십’이 출범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 협약이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몽골, 북한 등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궁극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단순히 중국과 서로 ‘네 탓’이라며 책임공방식 다툼을 해선 오히려 승산이 없다고 본 것이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미세먼지 발생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이미 환경시민단체 환경재단은 지난 2017년 중국을 상대로 미세먼지 발생 책임을 묻는 소송을 냈고, 현재까지 재판이 진행 중이다. 만약 책임을 인정할 경우,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등으로부터도 대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다.

임영욱 연세대 의대 환경공해연구소 교수는 “연구개발은 과기부, 저감대책은 국토부와 산자부, 취약계층 건강은 교육부, 복지부에서 담당하고 있는 만큼 환경부가 국제적 협약을 이끌어내는 중추적인 역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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