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개구리 소년’ 실종, ‘태완이 황산테러’ 사건 대표적 -스리랑카인 ‘여대생 성폭행 사건’은 끈질긴 수사로 공소시효 극복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은 범인을 찾아내도 처벌할 수 없다. 이렇게 시효 때문에 영구미제로 남게 된 사건으로는 화성연쇄살인사건(1986~1991년),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1991년),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1999년)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영화 ‘살인의 추억’ 모티프가 된 화성 연쇄살인사건은 1986년 9월 경기도 화성에서 71세 여성이 하의가 벗겨지고 목이 졸려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그 뒤 1986년 2명, 1987년 3명, 1988년 2명, 1990년과 1991년 각각 1명씩 여성 10명이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됐다. 2006년 결국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은 1991년 대구성서초등학교 학생인 우철원(당시 13세)·조호연(12)·김영규(11)·박찬인(10)·김종식(9)군이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가 실종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35만명의 인력을 투입해 인근을 수색했다. 가족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아이들을 찾기 위해 전국을 헤맸다. 이들은 실종 11년 6개월 만인 2002년 9월 대구성산고교 신축공사장 뒷편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로 판단해 수사에 나섰지만 범인을 찾지 못했고 2006년 3월 25일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를 이끌어낸 ‘태완이법’의 사건인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도 정작 당사자는 법 적용을 받지 못했다. 1999년 김태완(당시 6세) 어린이는 집 앞 골목에서 누군가가 쏟아부은 황산을 뒤집어 쓰고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뒤 치료 받다가 49일 만에 숨졌다. 경찰은 김군의 부모가 지목한 용의자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고, 검찰도 같은 이유로 불기소처분했다. 이후 지난 2015년 2월 대법원이 재정신청 기각결정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영구미제 사건이 됐다.
반면 끈질긴 수사 끝에 극적으로 용의자를 법정에 세운 사건도 있다. ‘스리랑카인 대구 여대생 성폭행ㆍ사망사건’이 대표적이다. 1998년 대학축제를 마치고 새벽에 귀가하던 여대생 정모(당시 18세) 양은 구마고속도로(현 중부내륙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로 끌려가 성폭행 당한 뒤 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단순 교통사고로 수사를 종결했지만, 2011년 다른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붙잡힌 스리랑카인 K씨의 DNA가 정 양 속옷에서 발견된 DNA와 일치한다는 감정결과가 나오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검찰은 이때 이미 공소시효가 끝난 강간죄나 특수강간죄 대신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수강도강간 혐의 등을 적용해 K 씨를 기소했다. 하지만 강도를 저질렀다는 부분 입증이 실패하면서 K씨는 2017년 7월 대법원에서까지 무죄 판결을 받았다. K 씨는 스리랑카로 강제추방됐다. 이 사건은 검찰이 스리랑카에서는 살인ㆍ반역을 제외한 모든 죄의 공소시효가 20년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반전을 맞았다. 2017년 8월 현재 서울북부지검장인 김영대 검사장이 ‘스리랑카 공조수사 전담팀’을 꾸렸다. 스리랑카는 한국과 형사사법공조 조약을 맺지 않아 협조를 구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긴 설득 끝에 김 검사장은 전담팀을 만나보겠다는 스리랑카 검찰의 연락을 받았다. 결국 스리랑카 검찰은 지난해 10월 K씨를 성추행 혐의로 스리랑카 골롬보고등법원에 기소했다. 강간이나 강제추행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적용하지 않았다. 스리랑카 공소시효가 끝나기 4일 전이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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