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차 3월 판매 1만8078대…전년비 31.5% 감소 - 출혈경쟁 따른 후유증ㆍ 출고지연 등 복합적 원인 - 국산신차 SUV 열풍도 수입 경쟁차 판매 부진 한몫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올해 들어 수입차의 판매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9일 자동차 시장 분석 기관에 따르면 3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대수는 1만8078대로 지난해 3월의 2만6402대 대비 31.5% 급하락한데 이어, 점유율도 지난해 3월 16.2%에서 11.8%로 4.4%포인트 떨어졌다.

분기 실적으로도 수입차의 판매 하락세는 두드러진다.

수입차는 작년 1분기 6만7405대를 판매, 16.2%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력을 확대해 나갔다. 올들어서는 1분기 5만216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대비 22.6% 감소했고 점유율도 3.3%포인트 떨어진 12.9%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입차의 올해 판매 부진을 수입차 업계 내부적인 요인과 국내 자동차 시장 상황의 변화라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부적 요인으로 작년 초 독일 업체들을 중심으로 남발됐던 출혈경쟁에 가까운 할인판매를 꼽는다.

작년 초 벤츠와 BMW는 각각 E클래스 최대 1200만원, BMW 5시리즈 최대 950만원 등의 할인 판매를 실시했다. 딜러를 통한 비공식 할인까지 포함하면 할인폭이 더욱 커진다. 출혈경쟁에 가까운 할인판매 전략이 올해 초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벤츠는 올해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6.0%, BMW는 56.6% 급감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이는 향후 중고차 시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관성 없는 할인 판매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차량 가격에 대한 신뢰성을 잃어 수입차 딜러들이 할인없이는 판매가 어려워지다보니 판매 인센티브를 포기하면서까지 판매에 나서야 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수입차 디젤 모델에 대한 환경부 인증 승인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발생하는 출고 지연 문제가 수입차 판매 부진의 또 다른 내부적인 이유로 꼽힌다.

지난 2015년 전 세계 자동차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디젤 차량 상당수가 배출가스 수치를 조작한 것이 줄줄이 적발돼 여러 수입차 업체들이 환경부로부터 형사고발을 당하고 인증 취소 및 과징금 부과 등 철퇴를 맞은 바 있다.

또 다른 부진의 원인으로는 최근 출시된 국산 신차들의 돌풍을 들 수 있다.

작년말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대형 SUV 경쟁 모델뿐 아니라 가격대가 겹치는 수입 SUV 판매량을 흡수했고, 쌍용자동차의 코란도도 티볼리, 렉스턴에 이어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수입 대형 SUV 시장을 선도하고 있던 포드 익스플로러는 작년 1분기 대비 13.7% 판매량이 감소했고 벤츠 GLC, 혼다 CR-V 등 인기 수입 SUV 모델들도 각각 35.4%, 27.3%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기존에 지녔던 보수적인 패밀리 세단의 이미지를 벗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신형 쏘나타의 출현으로 수입 세단 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신형 쏘나타 출시행사에서 공개된 사전계약 고객 데이터에 따르면 20~30대 비중이 32.7%에 달해 수입 엔트리 시장의 주 고객층인 20~30대 젊은 세대가 신형 쏘나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는 “싼타페, 팰리세이드, 코란도 같은 국산 SUV 모델들이 뛰어난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와 수입 SUV에 버금가는 상품성을 무기로 수입차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뺏어오고 있다”며 “최근 출시된 신형 쏘나타와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형 제네시스 G80 및 GV80 등 경쟁력있는 신차들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수입차들과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