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위원 초유의 집단사퇴…후임위촉 청와대 인사검증 시일 소요 법정시한 3개월도 채 안남아…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차질 우려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헤럴드DB]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등 공익위원 8명이 집단사퇴하기로 함에 따라 법정시한까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후임 위원 위촉까지 아무리 빨라도 3주일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류 위원장이 말한 5월 말 최저임금위 전원회의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10일 고용노동부와 최임위 등에 따르면 공익위원 9명 가운데 류장수 위원장을 포함한 공익위원 8명이 사퇴함에 따라 최임위 공익위원은 고용부 당연직인 임승순 상임위원만 남는다. 공익위원 ‘집단사퇴’는 지난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처음이다.

결국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이들의 남은 임기(2년)을 대신할 공익위원 8명을 새로 위촉한 후 현행 법체계에서 이뤄지게 됐다.

류 위원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공익위원 8명의 사퇴를 발표한 뒤, “8일 운영위원회에서 위원 해촉과 위촉 절차가 끝나는 대로 전원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달 말까지 최저임금위 전원회의를 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퇴와 관련, “3월부터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로 공익위원을 위촉하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정치적 부담감이 커져 공익위원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노동경제학을 수십년 하며 경험한 바에 의하면 책무감을 갖고 이런 일을 할 분이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공익위원이 3월부터 사의를 표명에도 불구하고 후임 위원장과 공익위원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임위 위원의 위촉과 해촉은 대통령이 하게 돼 있다.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후임 공익위원을 뽑는 데는 아무리 빨라야 최소 3주 이상, 통상적으로 한달 정도 걸린다. 이달 말 전원회의를 개최하기에는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 고용부는 “13일 예정된 이재갑 고용부 장관의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그간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의 교체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의 수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한 방송사의 대담프로에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얽매여선 안된다”고 재차 강조한 상황이다. 공익위원들은 시간당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올린 지난해 심의 과정을 주도해 인상을 반대하는 쪽으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류 위원장은 공익위원 집단사퇴의 결정적 이유로 정부가 추진중인 최임위 결정구조 이원화 시도를 들었다. 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최임위 내부 논의도 없이 지난 2월말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국회 상임위의 문턱을 넘지못했다. 시한에 쫓긴 고용부는 3월29일 최임위에 2020년치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했으나 최임위는 공익위원 사퇴 논란 속에 본위원회를 아직까지 열지 못한 상태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