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영국이 흥미로운 뉴스 하나를 내놨다. ‘석탄 없는 일주일’을 보낸 것이다. 국영 전력회사 ‘내셔널 그리드’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168시간 동안 석탄 없이 전력 시스템을 가동했다”면서 “곧 영국의 ‘뉴노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석탄 발전이 멈춘 것은 산업혁명 이후 처음이다. 산업혁명의 시대를 연 당사자인 영국이 석탄 없는 ‘새로운 시대’를 실험한 것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요즘 ‘테스트중’이다. 눈을 돌려보면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실험들이 감지된다. 중국은 서남부의 류저우시에 ‘수직숲 도시’를 건설중이다. 이탈리아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Stefano Boeri)와 손잡고 숲과 같은 도시를 만든다. 그저 나무 많은 도시가 아니다. 숲과 인간이 영역 구분없이 조화롭게 섞이는 공간이다. 대중교통, 상하수관, 전기 등도 당연히 새로운 도시 형태에 맞게 재창조된다.
스웨덴은 고틀랜드(Gotland) 지역에서 달리면 자동 충전되는 전기차 도로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이와 비슷한 ‘화물용 전기차 전용 고속도로’가 시험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 피닉스에선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중이다. 네델란드는 3만종의 생물을 위한 5개의 거대 무인도를 만든다. 남미에선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으로 건설된 마을을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올여름 시작된다.
일본에선 시속 400km 짜리 차세대 고속철의 운행시험과 함께 도쿄-나고야의 거대 블럭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기 위한 다양한 실헝이 한창이다.
‘남의 나라 이야기’를 장황하게 꺼낸 데는 이유가 있다. 그들이 ‘미래’를 테스트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기술의 도입이건, 환경보호건, 새로운 삶의 방식이건 많은 나라들은 다가올 미래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 우리가 조만간 맞이하게 될 세상은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산업과 경제는 제조ㆍ금융 기반의 ‘20세기 관성’에서 벗어날 것이다. 노동자이자 소비자였던 ‘우리’의 역할도 새로운 지점으로 이동하고, 삶의 방식과 철학도 바뀔것이다.
데이터가 기반인 디지털 경제에서 ‘베타테스트’는 특히 더 중요하다.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것 자체가 ‘귀납적’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오류는 생겨날꺼다. 완벽한 솔루션이란 없을 것이고, 결국 빨리 테스트 해보고 빨리 업그레이드 된 ‘패치(Patch)’를 장착하는 기업과 경제체제들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안타깝게도 이런 ‘베타테스트’가 잘 보이지 않는다. 시작도 안했는데 ‘그게 되겠냐’는 냉소나, ‘절대 안된다’는 반대만 가득하다. 완성도를 높이는 ‘패치’를 준비할 틈이 없다.
테스트를 주도해야할 정부와 정치권은 지리한 국내이슈에 갇혀서, 눈치만 보고 있다. “얼마 투자한다”는 선언은 넘쳐나는 데 눈에 보이는 액션은 없다. 당사자들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자는 것’이라고 항변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서양속담엔 ‘호리병에 구멍이 있는지 보려면 먼저 물을 부어봐라’라는 말도 있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을 국정과제로 내건 나라라는 사실이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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