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ㆍ허연회 기자] 정부가 담배에 붙는 세금에 지방세인 ‘안전세’를 신설해 담뱃값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대폭 늘어나는 안전 관련 예산의 재원을 마련하고, 빚더미에 올라앉은 지방의 재정 능력 확충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한편에서는 정부가 조세저항이 심한 직접세 대신 간접세를 신설하는 것은 서민의 부담만 늘리는 증세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담뱃값은 4000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안전행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담배에 부과되는 세가지 세목과 두가지 부담금에 더해 지방자치단체가 걷는 안전세를 매겨 담배가격에서 차지하는 담뱃세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담배 가격에서 담뱃세의 비중은 62%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인 70%를 밑돌고 있다.

국내 담배가격을 구성하는 항목별 비중은 ▷유통마진 및 제조원가 39%(950원) ▷담배소비세 25.6%(641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4.2%(354원) ▷지방교육세 12.8%(320원) ▷부가가치세 9.1%(227원) ▷폐기물부담금 0.3%(7원) 등이다. 이들 항목 중 지방세인 담배소비세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대폭 늘리고, 신설될 안전세를 매기는 방안이 유력하다.

취약한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1988년에 만들어진 담배소비세는 도입 첫해 지방세수의 28.5%를 차지하면서 지방재정에 큰 도움이 됐으나 최근에는 지방세 전체 징수액의 약 5% 수준에 그쳐 당초 목적이 퇴색됐다. 이에 따라 지자체에서는 담배에 ‘소방안전세’를 신설해달라는 요구가 거셌다.

정치권에서도 정성호ㆍ박기춘 의원 등 지역구가 지방인 의원들 중심으로 담배에 소방안전세를 부과하거나 신설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담뱃값 인상 수준과 관련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2004년 담배가격이 500원 오른 후 판매량이 감소하고 흡연율도 15%포인트 정도 떨어졌지만 2008년 이후에는 흡연율 하락 추세가 정체에 빠졌다”며 “흡연율을 낮추려면 가격정책이 최선이기 때문에 담뱃값을 4500원 정도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부와 달리 기재부에서는 35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값을 갑자기 크게올리면 물가상승 부담이 있을 것으로 우려한 탓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 논의를 거쳐야겠지만 대략 4000원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납세자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중독성 있는 담배를 끊는 흡연자는 극소수일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담뱃세를 올리면 결국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저소득층 흡연자들이 오른 세금 대부분을 감당해야 하는 ‘소득역진적 효과’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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