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ㆍ묶음상품 등 과대포장은 ‘여전’…판매 측 “얼만큼 더 주는지 시각적 효과 있어서” -치킨집ㆍ카페…“우리만 잡지말고 생필품 대기업도 규제하라”불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정부가 배달음식 일회용품 사용 근절에 본격적으로 나선 데 이어 지난 1월 묶음상품의 불필요한 이중 포장까지 퇴출하겠다고 나섰지만, 현장은 6개월째 그대로다.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많은 기성 제품들이 1+1(원 플러스 원) 행사나 증정품 판촉 등을 이유로 과대포장된 사례들은 환경의 날(6월5일)을 앞두고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4일 방문한 대형마트에서 1+1 제품이나 증정품 등 불필요한 이중 포장을 한 묶음제품들은 쉽게 눈에 띄었다. 비닐로 증정품과 본품을 다시 한번 포장하는 ‘증정품 재포장’은 그중 가장 흔한 사례였다. 증정상품을 간단히 테이프로 붙여놓은 경우도 많았지만, 큰 고추장 본품에 작은 고추장을 붙여 랩으로 감싼 모습도 보였다. 증정상품을 제작해 묶어파는 대신, 본품 가격을 할인해 판촉하면 사용하지 않아도 될 포장재 들이다. 묶음상품이란 이유로 이미 개별포장된 제품을 비닐포장으로 한번더 감싼 형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같은 실태는 환경부가 지난 1월 ‘재활용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통해 제품 과대포장 방지 및 유통포장재 감량을 위한 대책에 돌입한 이후에도 바뀌지 않고 있다. 불필요한 이중포장과 과대포장을 방지하기 위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하위법령 개정안이 1월 16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 된 바 있지만, 현장에선 환경부가 지적한 증정상품 재포장과 묶음포장이 만연하다.

이날 제품 판촉에 나선 한 직원은 “증정품과 본품을 묶어서 한번 더 포장하다보니 기존 제품보다 포장재는 더 들어가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얼만큼을 더 주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증정품 행사가 효과가 좋아 너도나도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필요한 포장은 소비자의 불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주부 이모(36) 씨는 “마트에서 비닐봉투를 돈주고도 안 판다고 해서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는데, 물건이 다 안 들어갈 때가 많다”며 “장바구니만 두개를 들고다니는데도, 과자며 식용유며 겉포장 부피가 너무 커서 다 들어가질 않는다”며 진땀을 흘렸다. 이 씨는 여러번 장바구니를 고쳐서 꾸려본 후에야 자리를 떴다.

몇몇 소비자들은 마트 포장대에서 상품 겉포장을 벗기기에 바빴다. 주부 이모(43) 씨는 “집으로 가져가면 쓰레기종량제 봉투에 들어가 부피만 차지하는 포장재가 많다”며 “구입한 물건들의 겉포장을 하나하나 벗겨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알맹이만 장바구니에 넣어간다”고 말했다. 이날 포장코너 옆 쓰레기통은 고객들이 버리고 간 각종 겉포장 비닐들이 가득했다.

사실상 무법지대인 대형마트를 바라보는 배달음식업계의 심정은 착잡하다. 일회용품 저감의 타깃이 된 치킨배달업계에서는 ‘왜 우리만’이라는 하소연도 나온다. 지난 2월 서울시와 7개 치킨 프랜차이즈(교촌치킨·깐부치킨·bhc·bbq·굽네치킨·치킨뱅이·네네치킨)가 ‘1회용 배달용품 사용 줄이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비록 권고 수준이긴하지만 배달음식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이유로 ‘치킨’만 똑 떼어 체결한 협약이다.

한 배달치킨업계 종사자는 “배달 주문이 오면 나무젓가락을 쓰시겠냐고 물어봐야하는데, 정신없이 주문이 밀려들다보니 그냥 손에 잡히는대로 두세개씩 넣어서 배달할 때가 많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종이박스에 한번, 비닐봉투에 한번 담는 치킨보다 랩으로 밑반찬까지 죄다 포장해 배달하는 음식들이나 대형마트 포장재로 인한 쓰레기가 더 나올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규제의 형평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조모(54) 씨는 “일회용품 줄인다고 커피도 유리컵에 안 마시면 벌금을 물린다는데, 대형마트 비닐봉투만 규제하고 정작 과대포장하는 대형 생필품 업체들은 놔둔다는 게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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