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벌금 600만원 원심 확정” 공공기관 발주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입법 로비를 펼친 한전KDN 전직 대표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병일(63) 전 한전KDN 대표에게 벌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전 대표는 2013년 직원 128명을 동원해 속칭 ‘쪼개기’ 방식으로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총 1280만원을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 의원은 2012년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공공기관이 스프트웨어 사업을 발주할 때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한전KDN은 즉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입법 로비를 벌이기로 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기업인 한전KDN은 공공기관, 특히 모회사인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하는 소프트웨어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전KDN은 전 의원을 상대로 대표발의한 법을 고쳐줄 것을 요청했고, TF 결정에 따라 직원 128명은 후원금 명목으로 총 1280만 원을 전 의원 측에 전달했다. 이듬해 전 의원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다시 대표발의했다. 재발의된 법은 대기업 발주 참여 제한 대상에서 ‘공공기관’을 빼 한전KDN이 한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김 전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어떤 경로로도 후원금 지급 계획을 보고받거나 승인한 사실이 없고, TF가 독자적으로 결정해 실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김 전 대표의 권한과 직위, 역할에 비춰볼 때 범행을 했다고 봐야 한다”며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전 의원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도록 계획을 짠 TF팀 팀장은 전무급 임원이 맡았는데, 팀장의 상위 직급자가 김 전 대표 뿐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여기서 보고됐다는 사실도 참작했다.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좌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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