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자금 41억 횡령 혐의 유죄, 포스코 하도급 청탁 부분은 무죄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해외법인 자금을 횡령하고 포스코건설 임원에게 하도급업체 선정을 청탁하며 뒷돈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배성로(64)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배준현)는 1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배 전 회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배 전 회장이) 계열사를 지배관리하는 회장으로서 허위기술계약을 체결한 것, 액수가 41억에 해당하는 등 비난가능성이 낮지않고, 직원들이 수사 개시 이후 관련 자료를 은폐한 정황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이익 자체는 회사로 귀속됐고, 배 전 회장이 개인적 이득을 취득한 정황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덧붙였다.

재판부는 배 전 회장에 적용된 9개 혐의 중 횡령 부분만 원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배 전 회장이 동양인도네시아의 자금을 보관하는 위치에서 허위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용역 대금 지금 명목으로 송금을 하게 한 것은 돈을 빼돌리려는 목적이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포스코 임원 김 모씨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며 건낸 5000만원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유일한 직접 증거인 김 씨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고, 실제 다이어리나 업무노트에 적힌 부분을 보면 진술과 다르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김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해서 수수사실을 자백했다는 것이 오히려 더 이례적”이라며 “수사과정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나와있는 일시를 제외하고 금액부분만 김 씨에 제시된 것으로 보여 자백을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배 전 회장은 2011년 해외법인인 동양인도네시아 자금 41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동양인도네시아에 기술용역을 제공할 능력도 없고, 실제 아무런 기술용역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부하직원에게 허위기술용역계약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고 배 전 회장을 기소했다.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