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분쟁에 유가하락까지… 기저효과도 빼곤 속수무책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해오던 수출이 이번달에도 뒷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전년 동월보다 8.3% 줄면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전환된 후 7개월 연속 감소세다. 오는 9월 기저효과로 ‘반짝’ 반등할 가능성을 제외하고는 연말까지는 줄곧 마이너스를 이어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 부문 수출이 줄고, 반도체 수출 단가가 떨어지는 등 주력 산업의 경기가 한꺼번에 나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한국 수출 또한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1,2위 교역 대상국인 중국과 미국간 무역분쟁이 확전될 경우, 우리 수출 부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반도체 경기가 되살아나도 지난해와 같은 호황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정부는 반도체,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 기존 13대 품목대신 화장품,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 농수산식품, 의약품 등 5대 유망 소비재를 새로운 수출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기로 했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72억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10% 줄었다. 특히 지난해 동기간보다 하루 늘어난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9억6000달러로 16.2% 줄었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는데, 이번달에도 상승세 전환은 힘들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판단이다. 이로써 7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확실시된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올해 월 수출액 플러스는 오는 9월이나 점쳐진다”면서 “그러나 연말까지는 줄곧 감소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출 통계는 전년 동월대비로 추석연휴가 있었던 지난해 9월 -8.1%를 기록한 점을 감안, 올해 9월에는 기저효과로 플러스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품목별로 반도체가 작년 동기 대비 24.3% 줄었고 석유제품(-22.4%) 등이 감소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최근 반도체, 화학,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5월까지 누계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39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9% 감소했다.
석유화학 제품군은 10.5% 줄어든 186억달러에 그쳤고, 석유제품은 5.2% 감소한 170억달러에 머물렀다. 철강제품 수출액은 4.2% 줄어든 134억달러, 디스플레이는 11.5% 감소한 82억달러, 무선통신기기도 24.3% 줄어든 55억달러에 머무는 등 수출 주력 품목이 대부분 감소했다.
중국과 미국은 각각 우리나라의 1, 2위 교역상대국으로, 두 국가를 합한 수출액이 전체 수출의 40%가량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양국이 상대방 국가 수입품에 관세부과 등의 제재를 가하면 한국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번달 대(對) 중국 수출도 -20.9%를 기록, 지난해 11월부터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에 되살아난다 해도 과거와 같은 호황을 재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수출부진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 경제연구실장은 “경제의 향방은 수출 경기의 방향성과 정책의 적극성에 달려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로 전이되는 것을 막고 민간의 심리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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