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원 대표 본지 인터뷰 “국내 e커머스 거래액 경쟁 손해 알면서 적자 필연 포장 ‘수익 없는 장사 안한다’ 철칙 모바일 장보기 ‘슈퍼마트’ 조정 2021년엔 연간 흑자 도전할 것”
“기본적으로 커머스 업종은 싼 가격으로 제품을 팔아 고객을 기쁘게 하면서도 수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국내 e커머스 업계는 거래액 위주의 경쟁을 하다 보니 로스(lossㆍ손해)가 날 걸 알면서도 팔아 ‘적자’가 필연적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 하지만 커머스는 돈을 버는 게 우선이다”
e커머스 업체 ‘티몬’의 신임 최고경영자(CEO)인 이진원(40) 대표이사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10년간 적자행진을 이어온 업계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업계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대규모 투자나 출혈경쟁에 따른 마케팅 비용 때문이 아니라 부족한 ‘상품 기획 능력’에 있다는 것이다. 업계 첫 MD(Merchandiserㆍ상품기획자) 출신 최고경영자(CEO)이다 보니 컨설팅 회사 출신의 전임 CEO들과 ‘생각의 결’이 달랐다. 이에 이 신임 대표는 커머스업의 기본을 다시 세워 ‘수익’을 내는 것을 ‘제 1의 목표’로 삼았다. ‘1등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이 나는 회사’를 만들어야 존중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처음 이 업종을 선택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왜 적자 기업에 다니냐’,‘ 빨리 도망가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라며 “초창기부터 이 업종에서 10년 이상 있었던 제 입장에선 억울하고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큰돈을 벌어야 직원들에게 좋은 연봉을 줄 수 있고, 자식들에게 MD 일을 권할 수 있다”며 “수익성 개선은 주주들이 준 임무일뿐 아니라 e커머스의 오랜 종사자로서 업종에 대한 소명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생각하는 수익성 개선 방안은 의외로 간단했다. 수익이 나는 상품만 팔면 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티몬에서 실검 마케팅, ‘00데이’ ‘10분 어택’ 등 ‘타임 커머스’라고 불리는 초특가 마케팅을 업계 최초로 시행한 주인공이다. 외부에선 이행사들이 수익보다는 매출증대를 위한 행사였다는 인식이 강한 터라 이 대표의 설명이 필요했다.
그는 “사실 우리가 판매 중인 압도적인 가격의 상품들은 수익을 동반한 기획”이라며 “상품 판매로 로스가 발생하는 기획은 처음부터 허용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처럼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 특가 행사를 하는 게 아니라 MD력으로 낮은 가격에 상품을 받아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10분 어택’으로 히트한 전복의 경우 개당 500원의 초특가로 팔았지만, 마케팅 비용은 거의 들지 않았고 오히려 5%의 수수료를 벌었다. MD 출신이다 보니 대박 기획을 알아보는 눈이 남다르다는 게 직원들의 평이다.
그는 “G마켓에서 MD를 시작할 때부터 손해를 본적은 없다”라며 “어릴 적 창업을 했을 때 손해가 나면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없었기 때문에 밑지는 장사를 해 본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조직에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고자 ‘공정한 경쟁’의 활성화도 강조했다. 돈 되는 것은 뭐든 기획할 수 있는 ‘상품기획실’을 신설해 기존의 담당 MD들을 긴장시키는 등 경쟁을 고도화했다.
그는 “대부분의 커머스 회사들은 1개의 상품당 1명의 MD가 있지만, 우리는 상품기획실이 있어 MD들끼리 같은 물건으로 경쟁한다”라며 “아무리 오랫동안 특정 품목을 오래 담당했더라도 상품기획실 상품 기획보다 가격이 높고 수익이 안 나면 앱에서 노출이 안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내부 경쟁을 고취시키는 대신 성과를 내는 직원에 대해서는 철저히 보상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실적을 바탕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이번 달에도 2분기 실적으로 포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그는 “타사는 인센티브 지급 시 개별 발송을 하다 보니 자신 외에 인센티브 지급 여부를 알 길이 없다”라며 “티몬은 전체 직원들의 성적표는 물론, 어떤 직원이 얼만큼의 인센티브를 받았는지 공개해 억울한 직원들을 가급적 줄이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비용 관리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고정비용이 많이 들었던 ‘슈퍼마트’ 사업부문을 다소 조정할 예정이다. 모바일 장보기 서비스인 슈퍼마트는 전담배송 체계를 운용하기 때문에 고비용 구조가 불가피했다.
그는 “슈퍼마트를 좋아하는 고객들이 많아 이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하겠지만, 효율화는 필요하다”며 “2시간 단위로 지정할 수 있는 예약 배송 서비스를 29일부터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예약배송 서비스 중단으로 월 20억원의 비용 절감을 예상했다. 지난해 티몬의 연간 영업손실 규모가 1279억원임을 고려하면, 슈퍼마트 사업 조정 등으로 적자를 1000억원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생필품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조만간 ‘신선식품관’을 론칭해 고객들이 생필품을 보다 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택배가 여러 군데에서 오는 단점은 있지만, 무료 배송이나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빠른 흑자 전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분기든 월간이든 반드시 흑자를 이루고, 내후년에는 연간 흑자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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