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역전, 경기둔화·금리하락 국면서는 처음
과거엔 ‘경기과열→강한 긴축’ 결과
“통화정책 입장 선회, 경기침체 우려 낮춰”
“금리역전에도 오르던 과거 증시, 이번엔 달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최근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역전을 초래한 경기 환경이 과거와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과거 금리 역전은 경기에 대한 기대감보다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가 강했던 탓에 나타났었다면, 이번 금리 역전은 이미 경기에 대한 불안이 지속돼 금리 인하가 단행되고 있는 가운데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급작스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글로벌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보다 낮춰야 할 근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과열에 대응하는 강한 통화정책 긴축으로 인해 발생했”며 “이후 과열에 대한 반대급부로 경기가 전환되는 국면에서 정책당국의 실기가 경기침체를 야기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1977년 이후 나타났던 장단기 금리 역전 상황의 대부분은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단기 금리가 경기를 반영하는 장기 금리보다 가파르게 상승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번 장단기 금리 역전은 이같은 과거 사례와 경우가 다르다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경기를 반영하는 장기 금리가 통화정책을 반영하는 단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해 금리가 역전됐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OECD 경기선행 지수를 보면 이미 18개월째 경기둔화가 진행 중이고, 특히 비(非) 미국 경기 모멘텀의 약화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금리의 흐름 측면에서도 이번 장단기금리 역전은 과거와 차이를 보인다. 1977년 이후 장단기 금리 역전은 대부분 채권금리 상승 국면에서 나타났다. 상승세를 보이던 채권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뒤 경기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국면이기도 했다. 반면 이번 금리 역전은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작과 함께 발생했다. 10년물 채권금리가 하락속도가 2년물 금리 하락속도보다 빨랐던 결과로, 경기 불안심리가 통화정책 완화 강도보다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장단기 금리 역전을 초래한 경기 환경의 차이를 고려하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과거보다 적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향후 장단기 금리역전에 따른 금융기관의 대출태도와 금융시장 내 위험선호의 변화 추이를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발 빠른 통화정책 입장 전환은 경기침체 압력을 제한할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장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 대출 기피가 강해질 것으로 내다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기관들의 대출태도나 위험인식 수준의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금리 역전이 이뤄진 국면에서 금융기관들의 자금중개기능이 약호되거나 대출 기피가 누적될 경우 경기가 위축되거나 침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과 운용이 단순히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서만 결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크레딧 시장에서도 아직 특별한 특이 징후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에도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나타냈던 과거의 흐름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연구원은 “과거 장단기 금리역전 이후 글로벌 증시 강세 지속했던 것은 당시 상황이 경기확장 및 과열국면이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금리 역전의 원인은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에 있다. 글로벌 증시의 추가 상승보다 경기불안으로 인한 하락압력이 커질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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